우리은행 네번째 민영화 시도 `불발`...이순우 행장 입지 `흔들`

우리은행 경영권지분(30%) 입찰에 1개 사만 참여해 유효경쟁 불성립으로 결국 유찰됐다.

지난 2010년 이후 네 번째 추진된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매각은 또다시 기약 없는 진행형으로 막을 내렸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28일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30%) 예비입찰을 받았으나 안방보험만 참여해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유찰됐다고 밝혔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 관심을 모았던 교보생명은 결국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았다.

교보생명은 “해외 공동투자자 및 컨설팅사와 검토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문제점이 제기됨에 따라 이번 인수 참여를 유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자금유치가 쉽지 않은데다 개인이 대주주인 회사에 은행을 넘기기는 어렵다는 금융당국의 부정적 시그널(신호)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보험업법상 우리은행 인수를 위해 직접 조달 가능한 자금도 `자산의 3%(약 1조3000억원)`에 그쳐 교보생명은 2조~3조원 규모의 자금유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금융당국은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매각 방식을 재논의할 방침이다. 경영권 지분매각을 그대로 추진할지, 아니면 아예 분산매각 형태로 갈지가 쟁점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분 30%를 재매각할지, 쪼개서 팔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며 “빠른 시간 안에 결론을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희망수량경쟁입찰 방식으로 추진된 우리은행 소수지분(17.98%) 입찰에는 우리은행 우리사주 및 거래처 등이 참여해 입찰 목표량을 무난하게 달성했다.

이번 우리은행 매각 불발로 이순우 행장의 입지도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 행장과 2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이광구 부행장의 후보 선임 가능성이 높아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