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엔씨소프트-넥슨 기업결합으로 리스크 해결 본격화…주가가 열쇠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기업결합 승인을 기점으로 각각 ‘투자금 손실’과 ‘경영권 위협’이라는 리스크 해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다.

2014년 12월 현재 17만원대인 엔씨소프트 주가가 2012년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을 매입할 당시 가격인 주당 25만원선까지 올라가야 해법이 나올 것으로 관측됐다.

넥슨이 추가로 엔씨소프트 지분취득을 하고 기업결합 승인까지 얻어낸 것은 2012년 ‘빅딜’ 당시 손해를 만회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넥슨은 2012년 6월 본사인 일본법인을 통해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이 보유한 엔씨소프트 주식 14.7%를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주당 25만원씩 총 8045억원.

빅딜은 미국 게임업체 EA를 공동 인수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이후 EA 인수는 불발됐고 양사는 ‘마비노기2’ 공동개발 등 독자적으로 시너지를 내기 위한 노력에 착수했지만 이마저도 올해 초 백지화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은 2012년 넥슨과 거래로 그해 약 1800억원에 이르는 세금을 냈다.

넥슨은 8000억원이 넘는 거금을 들여 엔씨 지분을 샀지만 2년이 지난 후 주가는 인수 당시 68%(5일 종가 기준 17만원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엔씨소프트나 넥슨이나 결과적으로 이득을 못 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넥슨이 엔씨소프트를 자회사로 편입해 투자손실을 엔씨소프트 이익으로 채우거나 매입가인 주당 25만원선에서 되파는 식으로 손해를 메울 수 있다”며 “아무런 시너지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8000억원이 넘는 투자를 성과 없이 그대로 가져가기에는 큰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기업결합 승인이 났지만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답을 찾기까지는 험난한 과정이 남았다.

넥슨 입장에서는 엔씨소프트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면서 적대적 M&A를 감행할 경우 엔씨소프트 핵심 개발진 이탈 등 내부 반발을 감수해야 한다.

엔씨소프트 방어도 큰 부담이다. 김택진 사장(9.98%), 자사주(8.93%), 국민연금(7.89%) 등 엔씨소프트 측 우호지분을 합치면 아직 넥슨 보유량을 훌쩍 넘는다.

업계는 2012년 거래 당시 엔씨소프트가 팔았던 가격인 주당 25만원선 회복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양쪽 오너와 경영진이 합의하더라도 엔씨소프트가 현재 10만원대 후반 주가에서 넥슨의 손해를 안으면서까지 회사 돈으로 넥슨 보유 주식을 사는 것은 배임 등 현행법 위반요소가 크다.

결국 리니지이터널 등 신작효과로 2012년 거래 당시 가격인 25만원이 형성되어야 해결의 물꼬가 트일 가능성이 높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1년 블레이드앤소울 등 신작 효과에 힘입어 32만원선 주가를 기록한 전례가 있다.

엔씨소프트와 넥슨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엔씨소프트와 넥슨이 다시 협력 관계를 공표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지분획득을 놓고 단순투자라는 전제에 동의한다 해도 결국 각각 투자금 손실, 경영권 위협이라는 손해를 보정하기 위해서는 주가 상승이 필수라는 것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은 지난 11월 지스타 프리미어 행사에서 “넥슨이 단순 투자라고 밝혔는데도 오해가 생겼다”며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상생하는 관계”라고 선을 그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0월 넥슨이 추가로 지분을 매입하자 “넥슨이 밝힌 대로 단순투자 목적”이라면서도 “사전논의가 없었던 만큼 단순투자라는 약속이 지켜질지 주시할 것”이라고 경계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