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까지 6년…삼성전자 "혐한을 넘어라"

도쿄 올림픽이 6년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삼성전자의 올림픽 후원에 대한 일본 내 혐한 정서를 바라보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8일 외신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IOC 공식 후원사 자격을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연장한 가운데 ‘넷 우익’ 등 혐한(嫌韓) 세력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이 삼성전자의 도쿄 올림픽 후원을 두고 ‘비보(悲報)’ ‘필요 없다’는 등의 비뚤어진 시각을 쏟아내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도쿄 올림픽 공식 후원은 1998년 나가노 동계 올림픽부터 이어진 IOC 공식 후원의 연장선상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8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만나 2020년까지 무선통신 분야 후원을 연장하는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이로서 삼성전자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에 이어 도쿄 올림픽까지 자사의 IT·모바일(IM) 부문 기기를 공식 공급할 수 있게 됐다.

혐한 세력은 이를 두고 “한국 브랜드가 도쿄를 뒤덮는 일을 방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때 세계 전자·IT 업계를 주름잡던 일본 업계의 자리를 삼성전자 등 한국 업계가 잠식하며 빚어진 반감이라는 지적이다. 이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유독 일본에서만큼은 10% 내외의 낮은 점유율로 샤프 등 현지 업계에 밀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학생 김 모씨는 “삼성전자가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지만 큰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파나소닉이 2020년 도쿄 올림픽 맞아 진행 중인 `뷰티풀 재팬 2020` 프로젝트. 인기 여배우 아야세 하루카를 기용해 2020년까지 전국을 돌며 유소년 스포츠 선수들의 모습을 4K 초고화질(UHD)로 담는다. <사진=파나소닉>
일본 파나소닉이 2020년 도쿄 올림픽 맞아 진행 중인 `뷰티풀 재팬 2020` 프로젝트. 인기 여배우 아야세 하루카를 기용해 2020년까지 전국을 돌며 유소년 스포츠 선수들의 모습을 4K 초고화질(UHD)로 담는다. <사진=파나소닉>

반면 일본 업계는 도쿄 올림픽을 ‘애국심’ 마케팅의 호재로 삼은 분위기다. 파나소닉은 지난 2월 IOC와 2024년까지 영상·음향(AV) 부문 공식 후원을 연장키로 합의했으며 최근 ‘뷰티풀 재팬 2020’ 캠페인으로 애국심에 기반을 둔 4K 초고화질(UHD, 3840×2160) 이슈 선점에 나섰다. 올림픽 개회 전까지 일본 전국을 돌며 학생 스포츠 선수들의 모습을 4K 해상도로 담는 프로젝트로 제작 전 과정에 4K TV, 4K 카메라 등 자사 제품이 투입된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도쿄 올림픽의 특수성을 감안해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종명 건국대 일어교육과 교수는 “삼성전자의 후원에 대한 일부의 거부감은 삼성의 높아진 위상에 대한 격세지감, 정치적 갈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며 “삼성전자는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일본에서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는 방안을 마련해야할 것”이라 말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