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기술 개발로 무선 AP시장 가격 경쟁 시작됐다

외산 일색이던 멀티 AP(Access Point) 컨트롤러가 국산화되면서 학교시설을 중심으로 값싼 국산 제품을 도입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국산 제품의 가격은 외산의 60%에 불과해 그동안 비싸게 팔던 해외 브랜드도 가격을 대폭 낮추는 등 건전한 시장경쟁이 본격화되는 추세다.

다산네트웍스는 다보링크, 광주과기원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참여해 산학연 합동으로 개발한 ‘멀티 AP(Access Point) 컨트롤러’가 일선 교육현장에 본격 공급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멀티 AP 컨트롤러는 와이파이를 통해 무선네트워크를 구축한 장소에 설치된 복수의 AP를 원격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이 장비는 근접 AP 사용 채널을 겹치지 않게 간섭을 최소화하면서 무선 신호를 적절히 사용자에게 전달한다. 국내에서 AP 컨트롤러가 개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전북대, 광주교육청, 대전교육청, 충남지역 학교 50여곳에 성공적으로 도입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전에는 시스코와 아루바 등 외산 업체의 점유율이 90% 이상이었다.

국내 업체 진출은 가격 경쟁을 촉발했다. 외국 업체는 그동안 AP컨트롤러를 개당 80만~90만원 내외에 공급해왔지만 상황에 따라 최근 가격을 최대 40% 이상 낮췄다. 40만~50만원 수준에 제품을 공급하는 다산네트웍스 등과 가격을 맞추기 위해서다. 다산네트웍스 관계자는 “외산 업체가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곳에는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을 대폭 낮춰 입찰에 들어오고 있다”며 “국산 기술 개발로 외국 기업이 높은 이윤을 취하지 못하는 구조로 점차 시장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 업체들은 통신 규격을 공개하지 않고 AP와 컨트롤러를 묶음으로 판매해 컨트롤러 기술이 없는 국내 AP업체는 시장 진출이 사실상 어려웠다. 산학연 협력으로 이룬 성과답게 다산네트웍스 등은 통신 규격을 공개해 국내 AP업체 참여를 지원할 방침이다. 국내 업체는 학교 무선망 시장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업계는 학교 무선망 시장을 3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초·중·고등학교 현상에서 스마트 교실 구현을 위해 무선망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다산네트웍스 관계자는 “외국 업체가 가격을 비슷하게 낮추면 아직 시장에서 레퍼런스가 부족한 국내 업체가 불리할 수 있지만 학교망 시장이란 특성상 유리한 점도 있다”고 말했다.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대표는 “장기적으로 외산 장비를 완벽히 대체하는 것이 목표”라며 “국내 업체와 힘을 모아 학교 무선망 시장 파이를 넓힐 것”이라고 밝혔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