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규 텔레칩스 대표 “2020년 매출 5000억 자신”

‘2020년 매출 5000억원, 세계 25대 팹리스기업, 세계 3대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 칩 제조사.’

텔레칩스가 오랜 부진을 털고 재기할 채비에 나섰다.

모바일 기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대표 제품이었지만 지금은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 칩이 주력 사업이 됐다. 셋톱박스용 AP로 새로운 매출원을 발굴했고 새롭게 사물인터넷(IoT)용 칩도 개발 중이다.

이장규 텔레칩스 대표 “2020년 매출 5000억 자신”

내년 1월 취임 1주년을 맞는 이장규 대표는 오는 2020년까지 매출 5000억원 달성, 세계 25대 팹리스 기업, 세계 3대 인포테인먼트 칩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중기 비전을 마련했다. 새해 이같은 비전을 임직원과 공유하고 새 출발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국내 팹리스 1세대 기업인 텔레칩스는 MP3플레이어·PMP·휴대폰용 AP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면서 침체기를 맞았다. 매출 1000억원 고지 돌파를 목표했지만 700억~800억원대서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며 매년 적자를 냈다.

지난 1월 공동 창업주인 이장규 부사장이 대표로 취임한 뒤 회사 체질을 바꾸는 것부터 집중했다. 새 출발의 기조는 ‘변화’다.

텔레칩스 대표 제품은 AP였지만 이제 실제 매출의 60% 이상이 자동차용 오디오칩과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 칩에서 발생한다. 현대차를 비롯해 일본, 독일 자동차 제조사가 텔레칩스의 기술을 채택했다.

이 대표는 “MP3 등 모바일 멀티미디어 기기용 프로세서 시장에 빠르게 진입해 선점 효과를 누렸고 중국도 일찌감치 진출했지만 가격경쟁 때문에 사업이 2년을 넘기가 힘든 구조가 됐다”며 “진입 장벽이 높고 가격보다 기술과 품질로 승부할 수 있는 시장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지난 7~8년간 연구개발한 자동차용 칩은 텔레칩스의 캐시카우가 됐다. 안정적인 자동차용 칩 사업을 발판삼아 셋톱박스용 AP 사업에서 내년에 더 큰 성과를 낼 참이다. 수신제한시스템(CAS)을 장착한 고부가 셋톱박스로 서구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이 대표는 “자동차용 칩과 셋톱박스용 AP를 두 축으로 삼고 내년에는 새롭게 사물인터넷(IoT)용 칩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많은 종류의 기술 중 일부 요소기술을 선정해 개발 중이다. 그는 “내년에는 칩 완성품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사물인터넷 시장에 빠르게 진입해 선점 효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오랜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이장규 대표는 “텔레칩스는 한국 팹리스 산업의 자존심 같은 회사”라며 “반드시 좋은 성과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