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못추는 삼성SDS 주가에 시총 10조 증발…`경계령` 까지

지난달 고점 찍은 후 하락세…투자자, 제일모직으로 옮겨탄 듯

삼성SDS 주가가 상장 이후 11월 말 고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이어가 2주 만에 27% 이상 내려앉았다. 롤러코스터 같은 주가에 사업 가치 대비 삼성 프리미엄을 노리는 투자에 대한 경고도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삼성SDS 주가는 전일보다 3.44%(1만1000원) 하락한 30만9000원에 마감했다. 현대증권 등이 초기에 제시한 목표주가(60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상장일 종가(32만7500원) 아래로 떨어진 삼성SDS 주가는 12월에만 10% 이상 하락했다. 지난달 14일 상장한 삼성SDS는 공모가(19만원)의 2배에 달하는 시초가(38만원)를 찍어 높은 투자자 관심을 증명한 바 있다. 상장 직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던 삼성SDS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지난 11월 25일 42만8000원의 종가를 찍으며 유가증권시장 시총 4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제일모직 상장 공모가 치러진 12월 둘째주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12일 시총은 23조9097억원으로 지난달 25일의 33조1177억원 대비 10조원 가까이 날아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의무보호예수 기간(6개월)이 지난 후 내년 5월에 삼성SDS 지분 일부를 매각할 것이란 예상도 악재였다.

12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순위 7위지만 삼성SDS 뒤를 8위 현대모비스(약 23조8900억원), 9위 네이버(약 23조6000억원), 10위 신한지주(23조1884억원)이 수천억원 안팎 차이로 뒤쫓는 만큼 셋째주 10위권 밖으로 밀려날 가능성도 높다.

12월 매수세가 약화된 외국인에 주가는 낙폭을 키우고 있다. 1일 이후 9거래일 가운데 4일을 순매도했으며 기관도 이달에만 4만주 이상 순매도 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두드러진 삼성SDS 하락세의 가장 큰 배경으로 지난 주 사상 최대 금액의 기업공개(IPO) 공모 흥행에 성공한 제일모직을 꼽는다. 삼성SDS 공모주 투자로 수익을 낸 투자자들이 제일모직으로 옮겨탔다는 것이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상장을 앞둔 제일모직으로 관심도가 낮아진데다 상장 초기 주가가 급등했던 데 대한 하락세도 더해진 것”이라며 “목표주가는 장기적 사업 성장성을 고려하는 만큼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SDS의 목표주가를 40만원 초반에서 60만원 선까지 제시한 상태다. 50만원 초반에서 60만원을 주력으로 하던 목표주가도 하향화 조짐이다. 가장 최근 목표주가를 제시한 교보증권이 지난 11일 45만원을 책정했다.

큰 폭 변동성을 보이는 삼성SDS 주가에 ‘지배구조주’ 경계령도 제기되고 있다. 제일모직의 공모 대박이 삼성SDS의 상장 선례 영향을 적지 않게 받은 만큼 증권가의 삼성 주의보도 확대될 전망이다.

<표. 삼성SDS의 주가 하락 추이>


표. 삼성SDS의 주가 하락 추이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