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5.0 롤리팝, 무엇이 바뀌었나?

넥서스9와 함께 공개된 안드로이드 5.0 롤리팝. 매티리얼 디자인(Material Design)으로 싹 뜯어고친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무엇보다 눈길을 끈다. 롤리팝에서 안드로이드는 무엇이 바뀌었을까. 안드로이드 5.0 롤리팝은 두 가지 목적을 가진 업데이트다.

▲ 구글 레퍼런스폰 넥서스4, 5를 시작으로 업데이트 진행 중인 안드로이드 5.0 롤리팝
▲ 구글 레퍼런스폰 넥서스4, 5를 시작으로 업데이트 진행 중인 안드로이드 5.0 롤리팝

하나는 스마트워치에서 TV까지 모든 화면 크기의 구글 기기에 공통적인 UI를 입히는 즉, 매터리얼 디자인으로의 탈바꿈이다. 한 명이 여러 구글 기기를 사용하는데 따른 대응이다. 다른 하나는 항상 휴대하는 스마트폰, 태블릿PC 사용 편의성 향상이다. 이를테면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알림 기능과 쉽게 해제할 수 있는 암호 잠금이다. 기기 사용에 원활하고 효율적인 새로운 기능을 더한 것이다.

▲ ‘종이’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매터리리얼 디자인
▲ ‘종이’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매터리리얼 디자인

매터리얼 디자인을 두고서 iOS처럼 평평해졌다는 사람들이 많다. 겉모습만 보면 iOS를 따라가는 듯한 플랫 디자인이다. 하지만 실제로 사용해보면 매터리얼 디자인과 iOS의 방향성은 분명 다름을 느낄 테다. 애플 디자인팀은 iOS7에서 플랫 디자인을 채용하고 현실의 객체를 표현한 스큐어모피즘을 걷어냈다. 한편, 구글 디자인팀은 ‘종이’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한다. 같은 평면 디자인이지만 안드로이드는 현실의 개체를 아우른다.

▲ 평평하지만 어디를 터치해야 하는지 알수 있는 직관성이 매터리얼 디자인의 핵심이다.
▲ 평평하지만 어디를 터치해야 하는지 알수 있는 직관성이 매터리얼 디자인의 핵심이다.

그런데 사실 안드로이드 5.0 롤리팝에서 ‘종이’를 느낄 수 없다. 무엇을 종이에서 배웠다는 것일까. 그 의문은 사용해보면 풀린다. 매터리얼 디자인은 외형이 아닌 조작 규칙과 사용 경험인 것이다. 테이블 위에 종이를 펼쳐놓고 그 위에 윈도우와 도구, 버튼들이 레이어로 겹겹이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알림을 하나 선택하면 살짝 뜨는 듯 선택된다. 흩어져 있는 여러 메모 중 하나를 고르는 느낌이랄까. 게다가 색의 조합이 좋아 공간 어울림이 뛰어나고 작업 포인트에 사용자 시선이 집중될 수 있도록 애니메이션 효과가 더해짐으로서 혼란 없이 편하게 쓸 수 있다.

▲ 잠금 화면에서 완충되는 시간이 표시된다. 배터리 사용량을 줄이는 배터리 세이버 기능이 추가됐다.
▲ 잠금 화면에서 완충되는 시간이 표시된다. 배터리 사용량을 줄이는 배터리 세이버 기능이 추가됐다.

매터리얼 디자인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수정, 보완해야할 점이 많다. 또한 현실의 객체를 모방한 스큐어모피즘 UI와 달리 매터리얼 디자인은 직관적으로 다루기 힘들다. 익숙해질 때까지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단, 한 번 몸에 익숙해지면 스마트폰은 물론 태블릿PC, 스마트워치와 TV까지 다양한 구글 제품을 편하게 쓸 수 있다.

▲ 화면 위를 아래로 슬쩍하면 나타나는 알림 패널
▲ 화면 위를 아래로 슬쩍하면 나타나는 알림 패널

◇ 잠금 화면, 알림, 멀티태스킹 편의성 돋보여=안드로이드 5.0 롤리팝에서 눈길 끄는 부분은 사용자가 매일 만나는 잠금 화면과 알림 패널이다. 잠금 화면은 전화, 카메라 앱에 직접 액세스할 수 있는 버튼이 추가되고 알림이 표시되도록 했다. 알림을 두 번 탭하면 해당 알림으로 이동해 사용자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설정에서 잠금 화면에서 알림 표시/숨기기 설정이 가능하다. 또한 볼륨 버튼을 누르면 알림을 모두 수신, 최우선만 수신, 수신안함 전환 패널이 나타난다. 최우선만 수신과 수인안함은 취침 시간이나 중요한 업무 시 요긴할 것이다.

▲ 알림 표시 여부를 설정할 수 있다.
▲ 알림 표시 여부를 설정할 수 있다.

화면 위를 아래로 슬쩍하면 빠른 설정 패널이 모습을 비춘다. 손전등과 전화 버튼이 추가됐다. 멀티태스킹은 오버뷰라는 새로운 이름을 가졌는데 카드가 세로로 빙글~ 회전하는 UI로 바뀌었다. 위아래로 스크롤하고 사용 중인 앱 검색이 된다. 좌우로 슬쩍하면 목록에서 사라진다(종료). 또한 앱 단위는 물론 앱 내 작업 또한 오버뷰에서 직접 액세스할 수 있다. 지메일에서 작성 중인 메일이 하나의 앱으로 인식하는 거다.

▲ 안드로이드 5.0 롤리팝 작업 관리자 ‘오버뷰’
▲ 안드로이드 5.0 롤리팝 작업 관리자 ‘오버뷰’

스마트폰, 태블릿PC 사용에서 가장 걱정되는 것이 배터리 사용 시간이다. 롤리팝은 배터리 소모를 최대한 줄이는 ‘배터리 세이버’ 기능이 추가됐다. 충전할 때 잠금 화면이나 빠른 설정 패널에서 완전 충전까지 남은 시간 또한 확인할 수 있다. 롤리팝은 가비지 컬렉션의 효율이 개선된 ART(Android Runtime)을 표준 런타임으로 쓴다. 그리고 Android Extension Pack에서 테셀레이션과 지오메트리 세이더, ASTC 택스처 압축을 지원한다. 동일한 스마트폰에서 5~10%내의 성능 향상이 있다.

▲ 백업, 복원도 간편해졌다.
▲ 백업, 복원도 간편해졌다.

◇ 롤리팝, 새로운 시작=안드로이드 4.4.4에서 안드로이드 5.0으로 업데이트하니 넥서스5 사용이 한결 수월해졌다. 구글이 의도한 것에 수긍이 간다. 알림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늘리면 개인정보유출이라는 의도치 않은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암호 잠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단순 기능 추가에 그치지 않는 사용자 경험의 균형 있는 발전 말이다. 이 같은 구글의 개발 의도와 매터리얼 디자인은 안드로이드의 다음 챕터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넥서스5에서 사용해본 롤리팝, 간혹 버그 몇몇이 불쑥 튀어나온다. LG G3, 삼성 갤럭시S5 등 일부 고성능 스마트폰은 롤리팝 업데이트를 시작했거나 앞두고 있다. 바뀐 게 많은 만큼 사용 중인 스마트폰의 롤리팝 업데이트를 손꼽아 기다리는 사용자도 많을 것이다. 그런데 킷캣보다 안정성은 떨어지는 인상이다. 물론 기대하고 기다릴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상우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