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100만다운=흥행` 공식 깨졌다…다운로드 적어도 매출 많아

모바일게임이 출시 후 매출 상위권을 기록하는 시간이 크게 단축됐다. 다운로드 수가 적더라도 높은 매출을 올리는 게임이 속속 등장하면서 기존 모바일게임 흥행 기준인 ‘100만 다운로드’ 역시 바뀐다는 분석이다.

15일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이 회사 자회사인 조이맥스가 개발한 신작 모바일게임 ‘윈드소울’이 출시 7일 만에 구글플레이 매출 상위 13위에 올랐다.

윈드소울은 서비스 만 하루가 채 되기도 전에 △국내 애플 앱스토어 무료 인기 앱 4위(게임 부분 2위) △앱스토어 최고 매출 13위와 더불어 △카카오 게임하기 인기 1위를 기록했다.

이에 앞서 네시삼십삼분이 서비스하고 썸에이지가 개발한 ‘영웅’은 11월 18일 출시된 이후 3일 만에 구글플레이 인기 1위, 매출 10위를 기록하며 출시 후 가장 빠른 매출 기록을 보인 모바일 RPG로 기록됐다. 이 게임은 15일 현재 구글플레이 기준 매출 상위 5위까지 올랐다.

윈드소울과 영웅은 △유명 개발자가 개발한 게임 △100만 다운로드 전 매출 상위권 달성이라는 공통점을 가졌다.

윈드소울은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캔디팡’ ‘윈드러너’ 등 흥행작을 통해 개발력을 입증한 이길형 조이맥스 부사장이 진두지휘한 게임이다. 영웅은 ‘서든어택’ ‘데카론’ ‘하운즈’ 등 PC온라인 게임에서 굵직한 이름을 남긴 백승훈 썸에이지 사장이 네시삼십삼분과 협업해 만들었다. 윈드소울 다운로드 수는 21일 현재 50만건 이하다. 영웅 역시 출시 8일 이후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기 전 구글플레이 매출 10위권에 들었다.

게임컨설팅회사인 게임네트웍스 김윤상 대표는 “(기존 흥행 기준인)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기 전에 매출 상위권에 들어가는 게임이 늘었다”며 “특히 RPG 장르에서 진성 이용자를 잡는 흥행 문법이 안착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10만~20만 다운로드로도 월 매출 10억원을 기록하는 흥행 공식이 시장에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다.

외산게임의 대규모 마케팅 역시 ‘낮은 다운로드 수, 단기간 상위권 확보’ 현상을 부추긴다.

중국게임 ‘도탑전기’는 1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하기 전 이미 구글플레이 기준 매출 14위를 달성했다. 도탑전기는 국내 서비스를 진행하며 30억원 이상 마케팅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올해에만 200억원 이상 마케팅 비용을 집행한 것으로 집계된 ‘클래시오브클랜’처럼 대규모 예산을 투입, 진성 이용자를 확보해 비용을 회수하는 성공 방정식이 시장에 고착화됐다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게임성과 대형 마케팅을 기반으로 단기간에 코어 게이머를 확보하는 전략이 통하는 것”이라며 “모바일게임 개발사, 퍼블리셔, 이용자 등 시장 구성원이 성숙하며 진성 이용자를 확보하는 전략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이런 고객 쟁탈전이 차후 모바일 게임 수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