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해 해상풍력, 또 다시 암초…두산만 남아 사업 계획 전면 수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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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째 지지부진한 서남해 해상풍력 사업이 또 다시 안갯속에 빠졌다. 당초 삼성중공업·효성 등 8개 대기업 중 6개 업체가 중도 포기한 데 이어 현대중공업마저 최근 사업에 불참키로 하면서 두산중공업만 홀로 남게 됐다. 정부는 1개 업체만으로 사업을 추진할지, 새로 사업자를 모집할지 등 사업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해상풍력이 지난달 진행했던 서남해 해상풍력 주사업자 입찰과정에서 현대중공업은 만료일까지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고 사업 포기 의사를 밝혔다. 한국해상풍력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사업 불참 의사를 밝혀 이번 입찰은 유찰이 됐다”라며 “풍력발전기 수와 종류도 다르고, 사업 세부 내용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계획을 수정해 재입찰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해상풍력은 당초 현대중공업의 5.5㎿ 해상풍력발전기 13기와 두산중공업 3㎿급 해상풍력발전기 7개 등 92.5㎿ 규모로 1단계 실증사업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이 사업에서 빠지면서 남게 된 71.5㎿의 공간에 필요한 모든 발전기를 두산중공업이 공급할 것인지, 아니면 재입찰을 통해 추가 사업자를 참여시킬 것인지 등 사업계획을 다시 수립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두산중공업만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무리다. 풍력발전기 종류가 제한적인데다 한 개 업체가 국책사업 물량을 전량 공급하게 되면 특혜 시비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사업이 인·허가, 민원, 비용협상 등의 문제로 4년째 늦어지다 결국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결과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풍력업계는 정부의 박한 지원 정책 탓에 사업성 확보가 불가능해 대부분 사업자가 포기하는 사태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해상풍력 사업의 사업비 회수와 수익은 전력가격(SMP)과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판매 가격에 달려있는데 최근 SMP가 하락 추세에 있고 해상풍력에 책정된 REC 가중치 2.0은 국내 여건으로 봤을 때 너무 낮다는 것이다. 풍력 업계는 초기 사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REC 가중치를 4.0으로 상향 조정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의 3㎿ 제품 성능 개선과 효성이 개발 중인 5㎿ 제품 출시가 곧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전체 사업 일정 준수를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남해 해상풍력사업 추진 계획
[자료:한국해상풍력]

서남해 해상풍력, 또 다시 암초…두산만 남아 사업 계획 전면 수정 불가피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