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아마존과 `쇼핑`으로 한판 붙나

구글이 아마존에 대적할 쇼핑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발톱을 드러냈다. 구글이 작정하고 쇼핑서비스까지 강화하면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에 필적하는 대항마로 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구글, 아마존과 `쇼핑`으로 한판 붙나

월스트리트저널은 관련 업계 취재 정보를 종합해 구글이 최근 ‘바로구매’ 버튼을 빠르게 늘리고 인력을 충원하는 등 전자상거래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준비를 한다고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지금까지 구글 쇼핑은 소매업체 사이트로 연결해주는 ‘징검다리’에 그쳤다. 이를 테면 구글에서 ‘가방’을 검색하면 판매 사이트가 여러 개 나와 클릭하면 바로 해당 사이트로 넘어간다.

하지만 구글은 지금처럼 트래픽을 넘겨주는 역할에서 나아가, 구글 페이지 내에서 소비자가 오래 머물고 ‘바로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는 종합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이는 수많은 소매업체의 상품을 가져다 하나의 홈페이지에서 구매, 결제하는 아마존의 현 서비스와 같은 모델이다. 다만 아마존과 달리 구글이 직접 상품을 만들거나 배송하지는 않는다.

구글쇼핑 내에서 구매하면 ‘이틀 내 배송(two-day shipping)’과 같은 마케팅 프로모션으로 쇼핑 서비스에 힘을 실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구글이 전자상거래 시장에 뛰어들면 아마존과의 정면 대결을 피할 수 없다.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미국 전체 전자상거래 중 39%의 시작은 아마존 검색에서 시작했다. 오직 11%의 구매만 구글검색에서 비롯됐다. 이는 2009년 구글검색이 24%, 아마존 검색이 18%였던 것과 정반대다. 전체 검색 시장에선 우위를 점하고 있는 구글이 오직 쇼핑 제품 검색 파트에서 아마존을 경계하는 이유다.

베시머 벤처스 파트너스의 제레미 레빈 전자상거래 전문 투자자는 “아마존이 북미시장에서 온라인 제품 검색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것은 구글에겐 큰 위기”라고 분석했다.

대세가 된 모바일 구매에 최적화해, 이미 사용성을 개선시킨 아마존에 비해 구글쇼핑이 가야할 길도 멀다. 모바일 결제 시스템 구비 등 개발할 사항도 많다.

구글쇼핑 소식을 들은 소매상들도 아마존과 구글쇼핑을 두고 어디에 입점하는 게 유리한지 주판을 굴리기 시작했다.

벌써 일부 소매상들은 구글쇼핑에 합류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아마존과 다르게 구글은 자체 상품을 팔지 않아 출혈 가격 경쟁 우려가 적다는 이유다.

구글은 소매상에게 구매자의 이메일 정보를 제공해주지만 아마존은 소매상에게 어떠한 고객 정보도 제공하지 않다는 점도 구글쇼핑과 아마존을 가르는 특징이다.

구글측은 “우리는 지속적으로 구글쇼핑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테스트를 하고 있을 뿐, 아직 공식적인 서비스 개편 이야기는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