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7년 만에 신년사 없는 새해 맞는다… 하례식도 없어

삼성이 7년 만에 그룹차원의 신년사를 생략한다. 이와 함께 매년 신라호텔에서 진행하던 신년하례식도 갖지 않기로 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기 와병에 따른 것으로 각 계열사별로 CEO 신년사만 발표될 예정이다.

삼성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기 와병에 따라 새해 신년사를 내놓지 않고 신년하례식도 갖지 않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 1월 2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4년 하례식을 마치고 나서는 이 회장(가운데)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오른쪽) <전자신문DB>
삼성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기 와병에 따라 새해 신년사를 내놓지 않고 신년하례식도 갖지 않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 1월 2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4년 하례식을 마치고 나서는 이 회장(가운데)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오른쪽) <전자신문DB>

이준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17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빌딩에서 열린 수요 사장단 회의 브리핑에서 “이건희 회장의 와병으로 2015년 신년사와 신년하례식은 없을 것”이라 말했다.

1987년 이건희 회장 취임 이후 삼성의 신년사 생략은 내년이 3번째다. 1999년에는 경제난 속에 신년사 없이 하례식만 진행한 바 있다. 2008년 삼성 비자금 특별검사 수사를 앞두고도 신년사와 하례식을 모두 건너뛰었다. 이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2009~2010년에는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그룹을 대표해 신년사를 발표했지만 하례회는 없었다.

대신 이건희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제시하던 신년 경영 화두는 오는 29~30일 경기 용인시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열리는 사장단 세미나의 토론주제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이준 팀장은 “삼성의 신년 화두를 따로 정한 일은 없다”며 “세미나 토론주제로 논의됐던 것”이라 설명했다. 삼성의 신년 경영 화두는 올해 ‘마하경영’을 비롯해 지난해 ‘위기와 도전’, 2012년 ‘연구개발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 매년 그룹 경영 지표로 자리매김했다.

한편 삼성 사장단은 이날 오전 윤호일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극지기후변화연구부장(남극 세종과학기지 월동연구대장)을 초청해 ‘극한의 위기관리 리더십’ 강연을 들었다.

윤호일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극지기후변화연구부장(남극 세종과학기지 월동연구대장)
윤호일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극지기후변화연구부장(남극 세종과학기지 월동연구대장)

윤 부장은 사장단에게 극한의 환경에 맞서는 남극 생활을 예로 들며 “‘원칙’과 ‘기본’을 지키고 근거 없는 낙관주의를 경계하는 것이 위험한 상황에서 조직과 조직원을 구하는 리더십의 본질”이라 소개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