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스스로 산학협력 평가·측정 가능한 시스템 나온다

대학이 산학협력을 스스로 평가 및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처음 공개됐다. 이 시스템은 다양한 항목 가운데 기술이전 실적을 가장 높은 점수로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연구재단이 선보인 이 시스템은 통계에 기반한 신뢰성을 확보하고 정책 일관성 및 체계화로 대학의 산학협력을 보다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다.

전국 4년제 링크대학 모임인 링크사업단협의회(회장 이상백 제주대 링크사업단장)가 주관한 ‘2014 LINC 사업성과 공유 및 확산을 위한 동계 워크숍’이 17일 제주 해비치 호텔&리조트에서 관계자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이 자리서 한국연구재단은 지난 1년여간 공을 들여 만든 ‘대학 산학협력 자가 진단 측정 시스템’을 소개해 큰 관심을 모았다. 이 시스템은 산학협력 활동 자료를 활용해 대학이 산학협력 수준을 스스로 측정하고 비교, 점검할 수 있는 일종의 표준 도구다. 각 대학이 산학협력 발전 방향을 스스로 고민하고 발전 계획을 도출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연구재단은 보완을 거쳐 새해 3, 4월께 최종 버전을 완성할 예정이다. 시스템이 완성되면 전국 55개 4년제 링크대학과 30개 전문대 링크대학이 우선 적용할 전망이다.

이 시스템은 △산학협력 교육 △대학 보유기술 사업화 △교원 및 학생 창업 △산학협력 인프라 네 가지 부문의 총 40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우선 산학협력 교육(47점)은 현장실습 및 캡스톤디자인(25점), 계약학과 현황(15점), 학교 기업(7점) 등을 평가한다.

대학 보유기술 사업화(57점)는 산학협력 수익(5점), 지식재산권 등록(10점), 기술이전 실적(35점), 기술지주회사 운영 및 성과(7점) 등을 평가한다.

교원 및 학생 창업(23점)은 최근 1년 내 학생 및 교원 창업기업 수 등 7개 지표로 돼 있다. 산학협력 인프라(55점)는 산학협력단 운영 및 인력(20점), 산업체 경험 교원(25점), 공용장비 활용(10점) 등 11개 지표로 이뤄졌다.

이날 행사에는 우리나라 산학협력을 한 단계 발전시키기 위해 미국과 캐나다 대학이 시행해 큰 효과를 얻고 있는 산학협력 프로그램인 ‘코업(Co-op)’을 벤치마킹한 ‘한국형 코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홍원기 포항공과대 교수는 “현재의 산학협력은 실무 역량과 높은 수준 전문지식보다 단순히 현장 경험에 치우치고 있다”면서 “한국형 코업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코업은 Cooperative Education의 약어로 미국에서 대학(대학원)생이 학업 및 전공과 관련한 산업현장 업무를 경험하는 것이다. 미국 신시내티 대학이 1906년 처음 도입했다.

홍 교수는 “워털루 대학이 세계에서 가장 크고 우수한 코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이에 힘입어 23년 연속 가장 혁신적 대학으로 꼽혔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교육부가 링크 성과를 다른 대학에 확산하기 위해 올해 처음 시행한 ‘산학협력 중개센터’ 소개와 활용방안, 또 한양대 에리카(ERICA)캠퍼스·서강대·강릉원주대 등 링크사업 우수 대학의 사례 발표가 진행됐다.

제주=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