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카메라앱 히든챔피언 `벤티케익`-`JP브라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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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분야 세계 시장을 주름잡는 강소기업을 뜻하는 ‘히든챔피언’은 스마트폰 시대에 더욱 많이 탄생하고 있다. 앱스토어 등록만으로 글로벌 유통이 가능한 시대가 열리면서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뽐내는 다양한 서비스로 글로벌 시장 진출이 용이해졌다. 처음부터 국내가 아닌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서비스를 만들고 뛰어난 성과를 거두는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했다. 수많은 서비스 중에서 국내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영역이 있다. 바로 카메라앱이다. 탁월함을 넘어 압도적인 성과를 낸다. 주인공은 ‘벤티케익’과 ‘JP브라더스’다.

레트리카를 운영 중인 박상원 벤티케익(오른쪽 두 번째)대표와 팀원들.
<레트리카를 운영 중인 박상원 벤티케익(오른쪽 두 번째)대표와 팀원들.>

지난해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스타트업은 카메라 필터앱 ‘레트리카’를 운영 중인 ‘벤티케익’이다. 지난해 4월 선보인 레트리카 안드로이드 버전은 출시 7개월 만인 11월 다운로드 1억건을 돌파했다. 시장조사기관 앱애니가 집계한 지난해 상반기 가장 많은 다운로드를 기록한 앱 8위에 오르기도 했다. 10위가 글로벌 메신저 ‘라인’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레트리카의 미친(?)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현재 80%가 해외 사용자로 미국과 유럽, 중남미 등 다양한 지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레트리카는 2011년 10월 iOS 버전으로 세상에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에는 박상원 벤티케익 대표 혼자 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했다. 현재는 박 대표 포함 6명이 레트리카의 글로벌 항해에 동참하고 있다. 처음 서비스 아이템은 해외에서 잘될 만한 걸로 골랐고 선택은 카메라앱이었다. 흔히 현지 사용자 취향에 맞는 서비스 개발이 성공 열쇠로 꼽힌다. 레트리카는 반대 사례로 성공했다. 카메라로 찍는 사진이 동서양이 다르다. 동양은 아기자기한 셀피 위주라면 서양은 풍경 사진을 좋아한다. 박 대표는 동양의 감성을 해외에 소개하는 것으로 서비스를 기획했다. 그는 “글로벌 서비스를 한다고 무조건 해외 문화에 맞출 필요는 없다”며 “우리 장점을 핵심만 추려 보여주면 충분한 차별점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레트리카는 영어 버전만 서비스 중이다. 영어 버전이라고 하지만 서비스 내 문자가 거의 없다. 문자는 아이콘이 대신한다. 언어와 무관한 앱을 만드는 것을 추구한 결과다. 안드로이드 버전을 내면서 다운로드가 폭증했다. 박 대표는 “iOS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그대로 옮겼다”며 “세련되고 깔끔한 UI를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표현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레트리카는 새해 한글 버전을 내고 국내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중국어 버전도 준비 중이다. 박 대표는 “반드시 큰 기업이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소수라도 사용자가 매일 쓰며 순간의 기억을 담는 서비스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레트리카와 더불어 지난해 카메라앱 시장을 평정한 서비스는 JP브라더스의 ‘캔디카메라’다. 2013년 12월 출시한 캔디카메라는 안드로이드 버전 하나로 5개월 만에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3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며 쾌속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언뜻 레트리카에 비해 많지 않다고 볼 수 있지만 레트리카가 폭발적 인기를 얻기까지 3년여 세월이 걸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짧은 시간 내 엄청난 성과를 거둔 셈이다. 캔디카메라 역시 사용자 60%가 해외에 있는 글로벌 서비스다. 특히 브라질, 터키, 멕시코에서 인기가 높다. 출시 초기에는 해외 사용자 비중이 더 높았지만 국내에서도 입소문이 나며 사용자가 크게 늘었다. 캔디카메라 역시 서지호 JP브라더스 대표가 개인 개발자로 시작해 현재는 법인으로 전환했다.

캔디카메라 인기 비결은 쉬운 사용 환경과 독특하고 다양한 필터효과, 그리고 보정, 편집 기능을 이용해 개성 있는 사진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셀피를 주로 찍는 연령대 취향을 분석해 앱의 전반적인 디자인부터 필터, 보정기능에까지 반영한다. 서 대표는 “누구나 쉽게 찍을 수 있고, 누구나 쉽게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주기적인 업데이트와 안정적인 사용 환경도 인기 원인”이라고 말했다.

진정한 글로벌 서비스가 되려면 앱 자체가 글로벌화돼야 한다는 것이 서 대표 지론이다. 획기적인 상품이라도 안주하면 사용자에게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 항상 다양하고 새로운 감성을 자극해야 한다. JP브라더스는 다양한 방법으로 현지 문화와 최신 트렌드를 파악하고 캔디카메라에 반영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서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특정 기준이 없어 상대적 비교를 통해서만 앱을 평가하게 된다”며 “뛰어난 제품성은 물론이고 캔디카메라라는 큰 테마를 가지고 차별화된 개성으로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새해에는 보다 많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얻기 위해 나라별로 현지화 작업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다른 카메라앱에 맞추기보다는 캔디카메라만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