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개척 나선 국산 방송장비···새해 수출 규모 1조원 전망

국내 방송장비 업계가 새해 베트남 시장에서 10억달러(약 1조원) 규모에 달하는 수출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베트남 정부가 오는 2020년까지 20조원을 웃도는 예산을 투입, 기존 아날로그 방송을 디지털로 전면 전환하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한국 디지털 방송장비 업계에 신시장이 열릴 전망이다.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를 기반으로 국산 방송장비의 베트남 수출 실적이 지속적 호조를 이룰 것으로 예상됐다.

21일 한국방송기술산업협회(KBTA)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와 KOTRA가 추진한 ‘IT글로벌 컨소시엄’에 참여한 국내 방송장비업체 14곳이 현재 베트남 현지 방송사에 수신·제작·송출·음향 부문에서 디지털 방송 장비 공급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KBTA 관계자는 “그동안 베트남 시장은 관세가 높아 한국 방송장비 업계의 수출 실적이 저조했다”며 “지난 10일 체결된 한-베트남 FTA와 베트남 정부의 디지털 전환 추진 정책에 따라 수출 활로가 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KBTA는 14개사의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새해 국내 방송장비 업계의 베트남 수출 실적 규모가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베트남 정부가 디지털 방송 전환 추진 정책에 따라 방송장비를 확보하는 데 투자 규모를 확대 중이어서 전망도 밝다.

KBTA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디지털 방송 전환을 위해 총 예산 188억달러(약 20조6873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예산은 △지상파TV 셋톱박스 지원(81억8000만달러) △디지털 방송장비 및 콘텐츠 제작 설비(101억2000만달러) △디지털 방송용 정보화 시스템 구축(5억2000만달러) 등에 사용된다.

실제 미들웨어 전문업체 알티캐스트는 올해 베트남 최대 방송 사업자 비에텔(Viettel) 그룹과 향후 5년간 4000만달러(약 400억원)에 달하는 방송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셋톱박스 전문업체 가온미디어와 방송용 문자발생기 전문업체 컴픽스는 각각 800만달러, 14만달러 규모로 협력사를 확보했다.

이한범 KBTA 사무총장은 “일본, 중국, 유럽, 미국 등 방송 선진국들이 베트남에 자국 디지털방송 표준을 적용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방송장비는 물론이고 솔루션·하드웨어·시스템·콘텐츠 수출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정부 지원 아래 베트남 시장에 한국 표준을 보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