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도시바와 협력 선언...경영 불확실성↓미래 기술 대응↑

SK하이닉스가 도시바와의 소송 취하로 미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한편 차세대 반도체 신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19일 일본 도시바와 차세대 반도체 공정 기술의 공동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도시바가 SK하이닉스를 상대로 제기한 1조원대 손해배상 소송도 전격 취하했다. 두 회사가 소모적인 특허분쟁보다는 전략적 협업으로 반도체산업 미래 주도권 확보에 힘을 모으기로 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와 전방위 협력을 선언했다. 우선 지난 3월 메모리 반도체 기술 유출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라며 도시바가 SK하이닉스를 상대로 일본 법원에 청구한 1조1000억원 규모 민사소송이 취하됐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에 2억7800만달러(3050억원)를 지급하기로 하고 소송 취하에 합의했다. 소송 규모의 약 27% 선에서 합의를 이룬 것이다.

SK하이닉스는 기존 반도체 부문의 특허 상호 라이선스 계약 및 제품 공급 계약도 연장하기로 했다. 특허 분쟁으로 인한 사업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안정적인 판매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도시바와의 전방위적 협력으로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잠재적인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와 도시바는 그동안 오랜 기간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 2007년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고 2011년부터는 차세대 메모리인 STT-M램의 공동개발도 진행했다. 하지만 지난 3월 기술 유출 사건으로 분쟁을 겪기도 했지만 이번 협력선언으로 다시 확고한 협력 체제를 복원했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와 함께 ‘나노임프린트 리소그래피(NIL·nano imprint lithography)’ 기술 공동 개발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가 최근의 좋은 실적에 기반을 두고 이제는 미래 신기술 주도에도 관심을 높이고 있다는 신호다.

NIL은 메모리 반도체 공정 미세화의 한계를 극복하는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반도체 메모리 공정이 더욱 미세화하는 가운데 미세 패턴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차세대 공정 기술이다. 막대한 투자 비용이 드는 기존 공정 기술과 비교해 경제적 양산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와 도시바는 NIL 기술 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기술 상용화로 메모리 제품의 원가 경쟁력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한다. 국제 반도체 기술 로드맵에 32나노미터 이하의 미세공정 선폭을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으로 소개된 기술이다.
나노 임프린트 공정은 스탬프(도장) 원리와 비슷하다. 액체인 UV(자외선) 레지스트를 기판에 코팅한 후 투명 템플릿을 접촉해 압력을 가하면 패턴이 형성되고 광원을 투사해 패턴을 고체화한다. 저렴한 UV를 광원으로 쓰고 렌즈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극자외선 노광장비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월등하다.

SK하이닉스 도시바와 협력 선언...경영 불확실성↓미래 기술 대응↑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