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탄소성적표지 5년, 녹색 대한민국 만들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연도별 탄소성적표지 인증제품 수저탄소 제품 인증시 적용된 주요 저탄소 기술

제품의 생산에서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표기한 탄소성적표지가 도입된 지 5년이 지났다. 이산화탄소를 나타내는 ‘CO₂’라는 글자와 나뭇잎 이미지로 만들어진 탄소성적표지는 제품 중심의 기후변화 저감 대표 인증제도로 자리매김하며, 국민들의 녹색생활 실천 첨병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저탄소기술 적용 확대로 기업의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을 유도하고 인증제품의 매출 증대와 수출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탄소성적표지 제도. 최근 환경산업기술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의 저탄소제품 구매 의향은 90%, 탄소성적표지 인지도는 50%를 넘어섰다. 녹색 대한민국 만들기, 나아가 국제사회의 저탄소화에 앞장서고 있는 탄소성적표지 5년의 성과와 의미를 되새겨 본다.

수원시 기후변화체험관을 찾은 어린이들이 탄소라벨을 확인하고 있다.
수원시 기후변화체험관을 찾은 어린이들이 탄소라벨을 확인하고 있다.

◇탄소성적표지, 대한민국을 녹색생활로 물들이다

제도 도입 6년차인 탄소성적표지는 어느 환경 인증제도보다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12월 현재 189개 기업, 1627개 제품이 인증을 획득했다. 한 유통매장 조사에 따르면 해가 갈수록 친환경 제품의 구매가 늘고 있는 추세라는 고무적인 평가도 받았다. 생활용품과 가전제품 등 일상용품에 탄소성적표지 인증이 많다는 것을 고려하면, 탄소성적표지 인증 기업의 매출도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대표적 인증 기업인 애경산업은 저탄소 경영을 모토로 친환경 제품 개발에 발빠르게 나섰다. 그 결과 저탄소제품 인증이 25개, 전체 탄소성적표지 인증을 61개 확보했다. 가전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탄소성적표지 인증을 적극 활용함에 따라 인증 제품수가 600개를 넘어섰다.

인증기업들은 제품의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재료의 친환경화 △물질 사용량 저감 △공정 운영의 최적화 △사용단계 에너지효율 향상 등 저탄소 녹색기술을 다양하게 적용해 온실가스를 감축했다.

많은 기업이 탄소성적표지를 획득하는 이유는 인증기업에 제품 판로 확대를 위한 다양한 혜택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탄소성적표지 인증을 받은 건축자재를 사용할 경우 녹색건축물 인증평가시 최대 2점의 가점이 부여된다. 조달청의 종합 낙찰제 선정평가에서도 환경가치 평가 항목에 탄소성적표지가 포함돼 있다. 또 소비자들이 그린카드로 탄소성적표지 인증제품을 구매할 경우 에코머니를 제공한다. 인증제품의 소비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 장치다.

중소기업에는 탄소성적표지 인증을 쉽게 받을 수 있도록 인증수수료 감면 혜택을 제공한다. 탄소성적표지 인증기업을 대상으로 기후변화와 환경보호 관련 정부 포상 추천, 탄소배출량 산정을 위한 전용 소프트웨어 지원 및 교육 혜택과 함께, 정부 주도의 인증제품 구매 활성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제도 운영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두드러졌다. 2011년 2단계 저탄소제품 인증 시행으로 256개 제품이 인증을 획득했으며, 이를 통해 약 230만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성과를 거뒀다. 감축량을 환산하면 30년생 소나무 약 3억5000만그루가 연간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이다. 승용차로는 88만대가 연간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에 해당한다.

◇제품 수출 경쟁력 강화, 선진국 환경규제 대응에 기여

탄소성적표지 제도가 국내 제품의 수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 역시 큰 성과다. 국제사회의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 요구가 거세지면서,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은 앞으로 탄소 규제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국내 기업들로선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저탄소 노력이 더욱 요구된다. 탄소성적표지는 이 같은 환경규제 대응에 매우 유용한 도구다.

우리나라 탄소성적표지와 유사한 제도를 영국은 탄소배출라벨, 일본은 탄소발자국 등으로 세계 10여개 국가에서 각기 다른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다. 각국의 특성에 맞춘 작성지침에 따라 인증을 부여하고 있지만, 모두가 탄소라벨링으로 통한다. 따라서 국내에서 받은 탄소성적표지 영문 인증서는 해외에서도 통용 가능하다. 이미 탄소성적표지 인증을 취득한 다수 기업들이 영문 인증서를 국제 무역에 활용하고 있다.

일례로 LG화학은 유럽의 기저귀 제조업체에 기저귀 원료인 고흡수성 수지(SAP)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수입 업체는 현지에서 탄소배출량 규제를 받고 있기 때문에 제품 원료의 탄소배출량에 대해 제3자 정밀검토 보고서 제출을 요청했다. 이에 LG화학은 탄소성적표지 영문 인증서를 제출함으로써 배출량 정보를 제공하고 인정받았다.

펄프·제지 생산 업체인 무림그룹도 해외 수출 시 탄소성적표지 영문 인증서를 활용했다. 스페인과 호주 업체가 인쇄용지에 대한 에너지 사용량과 탄소배출량 확인을 요청하고, 홍콩에서는 그린경영 활동을 확인할 수 있는 환경 보고서와 제품의 탄소배출량 정보를 요구했을 때, 이를 탄소성적표지 인증서로 대체했다. LG하우시스는 인도네시아와 호주 업체에 벽지제품 수출 시 탄소성적표지 인증서를 환경 활동의 근거 자료로 사용했다.

이처럼 탄소성적표지는 국내에서만 통용되는 것이 아니라, 제품 수출 시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탄소성적표지 제도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인증 제품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국제적 인지도가 높다. 환경부와 환경산업기술원은 일본·태국 등과 업무 협약을 맺고 상호 협력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조규수 환경산업기술원 환경생활본부장은 “탄소성적표지는 앞으로 강화될 국제 환경 규제에 있어 더 높은 활용가치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도별 탄소성적표지 인증제품 수(누적)

[자료:환경산업기술원]

2단계 저탄소제품 인증(온실가스 230만 톤)의 감축효과

[자료:환경산업기술원]

저탄소제품 인증시 적용된 주요 저탄소기술

[자료:환경산업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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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