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석유·화학·자원 결산]저유가 올해에 이어 새해에도 최대 화두

올 하반기 급락한 국제 유가는 국내 산업 전반에 가장 큰 파급을 끼친 요인이다. 한국 수입의존도가 높은 두바이유는 지난 6월 배럴당 110달러에서 최근 55달러로 하락해 정확히 반토막났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과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도 현재 50달러대를 오가며 비슷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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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추이 세로축. 달러/배럴 가로축. 날짜

글로벌 원유 생산량 증가와 석유 제품 수요 감소가 맞물렸고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미국이 감산에 나서지 않으면서 지난 6개월 간 연일 내림세를 이어왔다.

이로 인해 주력 수출 산업인 정유업은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유가 하락과 수요 감소로 인해 재고평가손실과 정제 마진 악화라는 이중고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국내 4대 정유사의 정유 사업 누적 손실은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석유화학 기업은 유가 하락으로 주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연초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일시적인 마진률 상승에 웃을 수 있었다. 하지만 유가 약세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수요 부진과 더불어 가격 하락이라는 유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 급락으로 원유 채산성이 떨어진 러시아와 일부 OPEC 회원국의 재정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글로벌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른 상황은 한국 경제에도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사안으로 분석된다.

유가 하락은 연료와 원료비 절감이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대표적으로 주유소 석유 제품 가격이 인하되면서 가계 부담이 줄었다. 국내 주유소 보통 휘발유 평균 가격은 1600원대이지만 최저가 1300원대 주유소가 등장하기도 했다.

자원 분야에서는 지난 정부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한 자원 개발의 부실 논란이 이어진 한해였다. 특히 석유공사가 인수한 하베스트와 자회사인 날의 인수 가격 산정을 둘러싼 부실 파문은 최대 쟁점이 됐다. 이로 인해 신규 해외 자원 개발 투자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새로운 논란을 낳는 등 자원개발을 둘러싼 잡음은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