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앤앰 매각 절차 본격화···골드만삭스 인수 후보에 투자안내문 발송

씨앤앰 매각 절차 본격화···골드만삭스 인수 후보에 투자안내문 발송

유료방송시장 인수합병(M&A) 최대어로 꼽히는 씨앤앰의 매각 절차가 본격화됐다.

씨앤앰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골드만삭스가 잠재 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안내문을 발송하고 인수 의향을 타진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케이블TV 또는 IPTV 업계 시장 점유율 상위 업체가 씨앤앰을 인수하면 거대 유료방송 사업자가 탄생할 수 있어 업계 관심이 집중됐다.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씨앤앰 매각주관사 골드만삭스는 12일 CJ헬로비전, 티브로드,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국내 주요 유료방송 사업자에 투자안내문(티저레터)를 발송했다.

골드만삭스는 국내 유료방송 사업자는 물론이고 아시아 시장 진출을 노리는 글로벌 기업과 재무 투자자, 한류 콘텐츠 산업에 투자 의향을 가진 중국 기업 및 재무 투자자도 잠재적 씨앤앰 인수 후보군으로 분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물밑 작업을 벌여온 골드만삭스가 잠재적 인수 후보군에 공식적으로 인수 의향을 타진하면서 씨앤앰 매각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거래 대상은 MBK파트너스와 맥쿼리 펀드가 보유한 국민유선방송투자(KCI) 지분 100%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08년 씨앤앰 지분 15%를 보유했던 사모펀드 맥쿼리와 함께 KCI를 설립하고 씨앤앰 지분 90%를 확보해 대주주가 됐다.

씨앤앰이 CJ헬로비전, 티브로드,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수위 유료방송 사업자에 매각되면 700만가구를 보유한 KT에 대적할 초대형 유료방송 사업자가 탄생하게 된다.

씨앤앰 가입자 수 규모는 지난해 11월 240만7710가구로 CJ헬로비전(427만3718가구), 티브로드(331만974가구)에 이어 시장 점유율 3위다. 이 가운데 디지털 전환율은 약 66%(159만4059가구)로 5대 MSO 가운데 가장 높다. 주문형비디오(VoD) 등 양방향 서비스 시장 규모가 급성장세인 것을 감안하면 지속적으로 매출을 확대할 수 있다.

하지만 거액의 매각 가격이 걸림돌이다. 지난 2007년 약 2조2000억원을 들여 씨앤앰을 사들인 대주주 MBK파트너스 등은 인수 금액 가운데 70% 이상을 금융권에서 차입해 마련했다. 이자 비용 등 부가 금액을 제외해도 매각 금액은 최소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일각에서는 3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씨앤앰이 지난 2013년 755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3조원의 인수 대금을 회수하기까지 40년 가까이 소요된다.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케이블TV 가입자 수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케이블TV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케이블TV 가입자는 1478만608가구다. 결합상품을 앞세운 IPTV 업계의 공세에 밀려 지난 2011년 1500만가구 선이 붕괴된 이후 하락세가 지속됐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씨앤앰 인수 여부는) 막대한 투자비용을 소화할 수 있을지에 달렸다”이라며 “아날로그 가입자의 디지털 전환 등 향후 투자비용이 늘어날 우려도 있어 적격 인수자가 나타날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씨앤앰이 국내 유료방송 사업자 가운데 유일하게 대기업 소유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