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화이트 플립칩 LED 개발에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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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발광다이오드(LED) 칩·패키지 제조사들이 ‘화이트 플립칩’ 관련 차세대 기술 선점에 팔을 걷어붙였다. 화이트 플립칩은 우수한 방열·슬림화 등으로 주목받고 있는 기존 플립칩 기술에 공정을 획기적으로 줄인 한 단계 더 진보된 기술로 평가된다.

삼성전자의 화이트 플립칩 구조. <출처 :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화이트 플립칩 구조. <출처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해 플립칩 기술을 TV에 적용하기 시작한 데 이어 화이트 플립칩 LED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LG전자도 차기 TV 버전에 화이트 플립칩 LED 적용을 추진하면서 글로벌시장 선점을 위한 업체 간 경쟁은 뜨거워질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LG이노텍 등 국내 대표 LED 칩·패키지 업체들은 글로벌 LED시장 입지 강화를 위해 화이트 플립칩 LED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플립칩 LED는 기존 금속 와이어와 같은 연결 구조를 생략하고 LED칩의 전극을 직접 인쇄회로기판(PCB)에 부착한 것을 일컫는다. 금속 와이어 연결에 필요한 별도 공간이 필요치 않아 백라이트유닛(BLU) 두께는 대폭 줄어든다. 화이트 플립칩 LED는 이러한 플립칩 생산 과정에서 리드프레임을 이용한 패키징 단계가 생략되면서 재료비 등 대폭적인 원가 절감이 가능하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지난해 플립칩 LED를 직하형(다이렉트) BLU TV에 적용한 데 이어 화이트 플립칩 LED를 개발 중이다. LG전자도 올해 화이트 플립칩을 적용하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도 플립칩 적용 이후 화이트 플립칩으로 옮겨가는 것을 계획했으나 관련시장 선점 차원에서 화이트 플립칩 LED로 직행하기로 최근 가닥을 잡았다”며 “칩 성능과 형광체의 광변환 효율 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어 조만간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LG이노텍은 일찌감치 기술 개발에 나서 상당한 진척을 이뤄낸 상태다. 양사는 화이트 플립칩 LED를 차세대 조명 기술로 인지하고 있지만 구현 방식은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는 플립칩 표면에 직접 형광 필름을 부착하는 방식을 택했고, LG이노텍은 형광체를 채워 몰딩한 뒤 자르는 방식을 택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LG 모두 차세대 선행 기술로 개발하고 있는 사안이라 철저한 보안 속에서 개발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특히 화이트 플립칩 LED 제작 공정은 반도체 공정과 매우 유사해 국내 업체들의 발 빠른 기술 선점이 중국 업체의 위협을 완화하는 비장의 카드로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등 글로벌 조명업체도 화이트 플립칩 LED 기술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 업체들과의 기술협력 논의도 진행하고 있으며, 글로벌 LED조명 콘퍼런스에서도 관련 기술에 대한 특별 강연 등을 요청하고 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