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캄, 美 ESS 시장 정면 승부에 나선다

국내 3위 중대형 배터리 수출업체인 코캄이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시스템통합(SI)·설계-조달-시공(EPC) 등의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한다. 미국 시장이 연간 수조원 규모로 성장하는 가운데 단순 배터리 공급처에서 ESS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코캄은 최근 미국의 ESS 전문기업 선버지(Sunverge)의 지분 일부를 인수하고 이 회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ESS와 ‘신재생+ESS’ 분야의 SI와 EPC 영역에 직접적인 사업 참여뿐 아니라 디벨로퍼(개발사업자)·컨설팅 분야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ESS 시장이 전력사 중심으로 형성된 만큼 이들이 원하는 제품과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자평이다.

코캄은 선버지와 협력을 통해 캘리포니아 가정용 ‘태양광+ESS’ 및 ESS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선버지는 ESS·태양광발전용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하며 캘리포니아 내 다수의 ESS 사업 주관사로 참여해 왔다. 여기에 코캄의 중대형 배터리 기술력과 다양한 ESS 구축 경험이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코캄은 한국전력 전력주파수조정(FR) ESS용 배터리를 포함해 지난해 미국과 유럽 ESS 시장에 약 30㎿h의 배터리를 공급했다. LG화학과 삼성SDI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출 실적이다. 특히 코캄은 이들 대기업에 비해 부족한 생산·가격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LTO(리튬티타늄 화합물) 방식의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시킨 차별화 기술을 보유했다. ESS뿐 아니라 군사, 항공 분야 등에 다양한 공급처를 확보하고 있다.

홍인관 코캄 이사는 “선버지와 협력으로 배터리나 ESS 등 완제품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중심의 SI, EPC 사업까지 영역을 넓힌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ESS 시장이 확산되면서 다양한 ESS 사업 모델 발굴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캘리포니아 최대 전력사인 SCE를 비롯해 퍼시픽가스&일렉트릭(PG&E), 샌디에이고 가스 &전기(SDG&E)는 오는 2020년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만 각각 580㎿h, 580㎿h, 165㎿h 등 총 1325㎿ 규모의 ESS 구축 계획을 밝히고 올해부터 수십~수백㎿h 단위의 사업을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