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저가에 맞불···삼성·LG, 전략 중저가폰 연이어 출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잠식 중인 중국업체에 맞불을 놓는 전략이다. 9만원에서 50만원까지 촘촘한 제품 라인업으로 전면전을 예고했다.

삼성전자가 40만~50만원대 중저가폰 갤럭시A5와 갤럭시A7을 국내에 출시한다. LG전자 역시 이르면 1분기 중저가폰 신모델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중국 중저가폰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40만~50만원대 중저가폰 갤럭시A5와 갤럭시A7을 국내에 출시한다. LG전자 역시 이르면 1분기 중저가폰 신모델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중국 중저가폰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공격적인 중저가폰 출시 전략으로 시장점유율은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무게를 얻고 있다. 하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 9일 30만원대 갤럭시 그랜드 맥스를 올해 첫 스마트폰으로 내놓은 삼성전자는 22일 출고가 48만4000원의 갤럭시A5을 국내 출시한다. 풀 메탈 바디에 강력한 셀프 카메라 기능을 갖춘 제품이다.

이달 말에는 갤럭시A5보다 한 단계 높은 스펙인 갤럭시A7(출고가 58만3000원)이 연이어 출시된다. 6.3㎜ 초슬림 스마트폰으로 러시아와 중국에서 먼저 출시됐다. 갤럭시A5와 A7은 갤럭시알파의 후속 모델 성격이 강하다.

삼성전자는 앞서 이달 초 젊은 소비자층을 타깃으로 한 33만원대 갤럭시E5, 39만원대 갤럭시E7을 인도에서 공개했다. 9만9000원짜리 타이젠폰 Z1도 인도에서 최초로 출시하면서 연초부터 대대적인 중저가폰 공세에 나섰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행보는 전체 스마트폰 모델 수를 30%까지 줄이고 중저가 라인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본격화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샤오미와 화웨이, 레노버 등 중국 중저가폰에 의한 시장 잠식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향후 선보일 갤럭시S6를 비롯한 프리미엄 제품 못지않게 중저가폰 사업에서도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다.

증권업계는 지난 4분기 삼성전자 IM부문이 영업이익은 늘었지만 스마트폰 출하량은 3분기 대비 6.4%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제품으로 떨어진 시장점유율을 만회할 공산이 크다.

박영주 현대증권 연구원은 “여러 부품을 쓰는 스마트폰은 기본적으로 규모의 경제가 실현돼야 이익 증대가 가능하다”며 “삼성전자가 스펙은 높이고 가격은 낮춘 중저가폰을 중심으로 전체 출하량(판매량)을 늘리면 점유율도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LG전자는 지난해 G3의 인기에 힘입어 파생 상품인 G3 비트, G3 스크린, G3 A 등의 중저가폰을 출시했다. 30만원대 아카와 폴더형 와인폰도 인기를 끌었다. 또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40만원대 4G 스마트폰 F시리즈, 10만~20만원대 3G 스마트폰 L시리즈 등을 연이어 선보였다.

LG전자는 중국 중저가폰과 경쟁이 치열해지기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보급형 모델을 출시했다. 지난해 3월 첫 제품을 출시한 L시리즈 세 번째 버전이 1분기 말, 늦어도 2분기에 네 번째 버전이 출시될 전망이다.

업계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중저가폰이 중국 제조사와 경쟁하며 올 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프리미엄폰과 중저가폰 간 카니발라이제이션(내부 시장 잠식) 없이 효과적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투 트랙’ 전략에 국내 제조사의 성패가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