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드라이브]쌍용자동차 `티볼리`

[신차 드라이브]쌍용자동차 `티볼리`

쌍용자동차가 4년여 긴 시간과 3500억원의 개발비를 들여 내놓은 소형 SUV 신차 ‘티볼리(TIVOLI)’는 근래 출시된 국산차 가운데 소위 가장 핫한 모델이다. 티볼리는 쌍용차가 2011년 인도 마힌드라그룹으로 인수된 후 처음 내놓는 신차로 ‘SUV 명가’라는 쌍용차의 자존심을 되찾아야 할 사명과 운명을 타고 났다. 향후 내수와 수출을 합해 연간 10만대의 판매 목표를 세울 만큼 쌍용차의 기대도 크다.

특히 티볼리는 출시 이전부터 광고와 관련한 유명 인사의 트위터 언급, 해고 노동자의 굴뚝 농성, 마힌드라 회장 방한 등과 맞물려 끊임없이 이슈가 만들어졌다.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이 차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1주일만에 5000대를 돌파한 계약대수도 이 같은 높은 관심과 기대의 반영이다.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와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을 왕복하는 90㎞ 구간에서 티볼리를 시승했다. 간단한 인상부터 살짝 공개하자면, 앙증맞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힘을 갖춘 멋진 녀석이라는 점이다. 티볼리의 광고 문구처럼 ‘첫차부터 엣지있게, 나의 첫번째 SUV’로 손색없는 상품성을 갖췄다.

[신차 드라이브]쌍용자동차 `티볼리`

젊은 세대를 위한 도심형 SUV를 표방하는 티볼리의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젊고 패기 넘치는 강인함을 잘 표현했다. 슬림한 그릴에서 헤드램프로 연결되는 전면 상부의 라인은 힘차게 비상하는 새의 날개에서 영감을 얻었다. 무엇보다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후면 디자인이 돋보인다. 리어램프 상단부터 루프에 이르기까지 살짝 돌출된 듯한 사다리꼴 디자인은 뒤를 따르는 운전자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다른 해외 소형차 브랜드에서 언뜻 본 것 같은 디자인이지만, 무시할 만한 뒤태는 아니다. 여기에 바디와 루프 색상을 다르게 선택할 수 있는 5가지의 투톤 컬러 패키지와 블랙 및 실버 다이아몬드 커팅 휠을 조합하면 톡톡 튀는 개성을 발산할 수 있다.

[신차 드라이브]쌍용자동차 `티볼리`

인테리어 디자인은 다른 경쟁 상대들을 압도한다. 운전석에 앉으면 스포츠카에 주로 사용되는 스포티 디컷(D-Cut) 스티어링휠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다. 스티어링휠 하단은 수평에 가깝게 디자인됐고 묵직한 그립감을 제공하는 인체공학적 디자인이 적용됐다. 스티어링휠 좌우 안쪽에 배치된 인포테인먼트 및 크루즈컨트롤 조작 버튼도 직관적인 사용이 용이하다. 특히 운전석과 조수석에 적용된 세미버킷 시트가 코너링 시에도 자세를 안정적으로 잡아줘 안락한 주행을 돕는다.

티볼리의 파워트레인은 1.6리터 가솔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됐다. 쌍용차가 자체 개발한 e-XGi160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26마력, 최대토크 16.0㎏·m의 동력 성능을 갖췄다. 쌍용차 측은 이 엔진에 아이신사의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돼 빠른 변속 응답성과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실제 올림픽대로와 자유로 구간에서 체험해 본 주행 성능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중저속에서의 빠른 반응 속도와 정숙성이 돋보인다. 디젤에 비해 조용한 가솔린 엔진의 장점을 잘 살렸다. 다만 연료 절감에 최적화된 에코 주행 모드에서는 급가속시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주기도 했다.

[신차 드라이브]쌍용자동차 `티볼리`

하지만 파워 모드로 전환하면 전혀 다른 짱짱한 SUV로 순식간에 돌변한다. 에코 모드와는 전혀 다른 출력 및 변속 세팅으로 가속페달을 밟는 그대로 반응한다. 경쾌한 엔진음과 함께 부족함이 없는 파워로 에코 모드와 전혀 다른 주행 감성을 제공한다. 1.6리터 소형 엔진이지만, 동급에서는 가장 가벼운 차체 무게(1300㎏)로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구현한다.

안정적인 코너링과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브레이크 성능도 만족스럽다. 100㎞에 육박하는 시승 구간 내내 급가속과 감속을 반복했지만, 연비도 만족스러운 수준인 10.8㎞/ℓ를 기록했다. 공인 복합연비(12.0㎞/ℓ)보다는 조금 떨어지지만, 일반적인 도심 주행 구간에서는 더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

이날 시승식에 참석한 이유일 쌍용차 사장은 티볼리에 대한 애정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그는 수입차를 포함한 경쟁 상대보다 월등한 성능 및 가격 경쟁력으로 티볼리가 소형 SUV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3월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것이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티볼리가 성공적으로 출시된 이 시점이야말로 무거운 책임을 내려놓기에 적절한 때”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이제 막 성공적인 출항을 시작한 티볼리와 쌍용차의 선전이 기대된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