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OLED 사업, 회사마다 ‘줄이고 늘리고 분할하고’

올해 디스플레이 업계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조직을 합치거나 별도 법인을 신설하는 등 조직 재정비로 ‘심기일전’에 나섰다. 특히 OLED 패널에는 소재 투입량이 많아 소재 업계의 기대가 컸던 만큼 관련 업체들의 조직 변화가 두드러졌다. 다소 주춤한 OLED 시장에 활력소가 될지 주목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덕산하이메탈, 희성소재 등 국내 대표 소재 업체들이 올해 OLED 사업 조직을 개편했다.

덕산하이메탈은 기존 OLED재료사업부를 인적 분할해 덕산네오룩스라는 별도 법인을 세웠다. 이달부터 운영된 덕산네오룩스는 OLED소재사업만을 전담한다. 인력은 130명 정도로 구성됐으며, 절반이 연구개발(R&D) 인력이다. 대표는 덕산하이메탈의 강병주 사장과 이준호 회장이 공동으로 맡았다.

강성기 덕산네오룩스 전무는 “OLED 사업에 보다 주력하기 위해 전문 조직을 별도로 세운 것”이라며 “지난해 R&D 인력을 20% 정도 보강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늘려 기술력 확보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희성소재는 최근 OLED재료연구소를 신설했다. 인력도 대거 확충했고 관련 장비도 추가로 증설했다. 이 회사가 지난 2년간 OLED 소재사업에 신규 투자한 규모는 700억원에 달한다. 주요 고객사인 LG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 패널 사업에 속도를 낸 영향이 크다.

음성진 희성소재 OLED사업부장은 “시장이 얼마나 일찍 개화될지는 아직 예측하기 힘들지만 내부에선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최근 업체들이 OLED 소재 개발에 다소 주춤한 상황인 만큼 이 기회를 틈타 더욱 열심히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국내 대표 디스플레이 제조업체인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도 OLED 조직에 큰 폭의 변화를 줬다. 양사 모두 OLED 인력을 하나의 조직으로 합쳤지만 이를 두고 업계의 해석에는 온도차가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그동안 흩어져있던 OLED 관련 부서들을 한곳으로 모아 OLED사업부를 신설했다. 인력도 늘었다. 수장으로는 최고기술책임자(CTO)에서 승진한 여상덕 사장을 배치해 사업추진 의지를 보다 뚜렷이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TV와 모바일용으로 나눠져 있었던 OLED 개발 조직을 하나로 합쳤다. OLED개발실장 자리에는 곽진오 OLED 제품개발팀장(전무)이 임명됐다. 대외적으로는 연구 효율을 높이고자 했다는 게 공식적인 방침이다. 하지만 그동안 대형 OLED 패널의 연구 성과가 저조했던 만큼 당분간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 패널 연구개발에 덜 집중하겠다는 뜻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업체들이 OLED 사업부에 변화를 주는 것은 OLED 사업이 중대 기로에 서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올해를 어떻게 보내는지에 따라 향후 OLED 사업의 명운이 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