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C&C, 33조 해외 반도체 모듈시장 공략 본격화…프리미엄 제품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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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C&C가 연 33조원 규모 해외 반도체 모듈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기존 IT서비스 중심의 사업구조를 비IT 분야로 대폭 확대하는 셈이다. 종전 저가 반도체를 활용한 모듈 사업은 모두 철수하고 고가의 프리미엄급 반도체 모듈 제품을 오는 25일 미국 시장에 처음 선보인다. 해외 반도체 모듈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해 인수, 자회사로 편입시킨 홍콩 ISD테크놀로지 사명을 에센코어로 변경했다.

노성수 에센코어 상무가 기자간담회에서 프리미엄 반도체 모듈 브랜드인 클레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노성수 에센코어 상무가 기자간담회에서 프리미엄 반도체 모듈 브랜드인 클레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SK C&C는 2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해외 반도체 모듈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기 위해 고가의 프리미엄급 반도체 모듈 제품 브랜드인 클레브(KLEVV)를 선보였다. 클레브의 주요 제품으로 게이밍 메모리 모듈을 비롯해 지문인식 이동저장장치(USB)를 개발, 판매한다. 향후 마이크로SD,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그래픽 카드 등도 개발해 출시할 예정이다.

◇게임용 메모리 모듈·지문인식 USB 출시

에센코어는 클레브 브랜드로 게임용 메모리 모듈인 더블데이터레이트(DDR)4 1개 제품과 DDR3 3개 제품을 출시한다. 오버 클럭으로 동작 속도를 높인 것으로 게임용 PC업체나 마니아를 겨냥한 제품이다. 3월 출시 예정인 지문인식 USB는 64GB의 플래시 드라이브로 지문인식은 물론, 에센코어의 차별화 된 4종의 데이터 보안 알고리즘을 반영한 제품이다. 지문인식 USB는 세계 최초로 출시되는 제품이다.

에센코어의 클레브 브랜드 제품군은 23일부터 25일까지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개최되는 ‘팍스 사우스’에 전시돼 미국 시장에 처음 선보인다. 팍스 사우스는 북미 최대 게임쇼 중 하나다. 미국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도 25일 등록할 예정이다.

노성수 에센코어 상무는 “글로벌 반도체 모듈 시장에서 성공 요소 중 하나인 해당 기업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고사양의 제품 브랜드인 클레브를 출시했다”며 “클레브는 높은 성능과 속도, 메모리 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한 제품으로만 구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센코어는 클레브 제품에 적용하는 반도체 공급망을 다양하게 가져가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도시바 등 다양한 업체로부터 반도체를 공급 받는다. 노 상무는 “반도체 공급과 제품 생산을 유연하게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특정 업체와 장기계약을 맺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해외 반도체 모듈 사업은 신성장동력

해외 반도체 모듈 사업의 수익 창출은 사실상 올해가 처음이다. ISD테크놀로지(현 에센코어)를 인수한 지난해에는 중저가 반도체 모듈제품 판매와 본격적인 사업을 위한 준비 기간이어서 실질적인 수익은 미비했다. SK C&C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사업 준비를 위한 기간이었다면 올해는 반도체 모듈 사업이 수익을 창출하는 본격적인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센코어는 SK C&C 자회사이지만 홍콩에 본사를 둔 중화권 기업으로 연간 33조원 규모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대만·홍콩 등에서 적지 않은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초 프리미엄급 제품을 출시, 미국·유럽에서도 일정 규모의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SK C&C 관계자는 “우선 미국 온라인 유통업체에 제품을 론칭,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생산량을 결정할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는 올해 얼마만큼의 매출을 기록할지는 예상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해외 반도체 모듈 사업은 SK C&C의 신성장 동력 중 하나다. 과거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국내 시스템통합(SI) 시장이 악화된 상황이어서 해외 반도체 모듈 사업은 SK엔카 사업과 함께 비IT 사업으로 SK C&C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