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중국 내 모바일 게임수급 전쟁 "국내 게임산업 기회로 삼아야"

차이나텔레콤이 중국 통신사업자로는 처음으로 한국 모바일게임 전용관을 개설하면서 한국 게임의 중국 등용문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됐다.

중국 통신사가 특정 지역을 게임을 대상으로 전용관을 제공한 것은 차이나텔레콤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도 이번 한국 모바일게임 전용관 개설을 이례적인 혜택으로 여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물론이고 세계 어느 곳에서도 특정지역 모바일 게임을 묶어서 소개하는 일은 처음일 것”이라며 “중국 내에서 모바일게임 붐이 일어나 콘텐츠 수급 전쟁이 일어난 상황에서 작지만 경쟁력 높은 국내 게임 개발사가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좋은 통로가 확보됐다”고 평가했다.

중국 내 스마트폰게임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우리나라 게임업계에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중국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12억7000명(2014년 기준)으로 추산되는데 이중 스마트폰 사용자(3G·4G)는 전체 가입자 4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슈퍼데이터에 따르면 2014년 중국 모바일게임은 3조원 규모로 2013년에 비해 2배 이상 성장했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이미디어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가장 즐기는 콘텐츠는 게임으로 2013년 기준 전체 스마트폰 앱 다운로드 유형에서 32.6%를 차지했다.

중국 게임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중국 내 모바일 게임 시장 성장세는 주로 네트워크가 발전한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져왔다”며 “신규 산업단지들이 들어서는 서부 지역 시장을 염두에 둔다면 중국 모바일게임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게임업체의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 진출은 그동안 대형회사 위주로 진행됐다. 지난해 웹젠(전민기적)을 시작으로 게임빌, 컴투스, 선데이토즈 등 모바일게임 대표기업들도 중국 내 거점을 마련하고 강도 높은 대륙진출을 준비한다.

상대적으로 중소게임사 입장에서 중국 수출 길은 넓지 않았다. 한·중 대형업체끼리 맺는 계약은 빈번했지만 산업 풀뿌리에 해당하는 소규모 회사들은 기회를 잡지 못한 것이다.

차이나텔레콤 한국 전용관 성공 여부가 향후 다른 해외 통신사, 플랫폼 사업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국내 게임산업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형섭 상명대 교수는 “중국 현지에서 퀄리티 높은 한국 모바일게임을 찾는 수요가 많다”며 “국내에서도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중소형 개발사가 많지만 그동안 이런 요구들이 제대로 매칭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많은 가입자를 이미 확보한 통신사(차이나텔레콤)가 한국 전용관을 여는 만큼 시장에서 안착한다면 국내 게임산업 생태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