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UHD 시장 공략 본격화···UHD TV 보급률·소비자 가격 저항은 변수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씨앤앰이 오는 3월 하드웨어 형태 초고화질(UHD) 셋톱박스를 상용화한다. 케이블TV 주요 MSO들이 UHD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면서 IPTV, 위성방송 등과 UHD 가입자 유치 경쟁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하지만 올해 1%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되는 UHD TV 보급률과 아날로그 가입자가 느끼는 심리적 가격 저항 등이 케이블 UHD 시장 확대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씨앤앰은 오는 3월 LG전자와 공동 개발한 UHD 셋톱박스를 상용화하고 본격적 마케팅 활동에 돌입할 계획이다. 케이블TV 사업자로는 CJ헬로비전, 티브로드, 현대HCN에 이어 네 번째로 UHD 셋톱박스 상품을 선보이게 됐다.

씨앤앰 관계자는 “시스템 오류(버그) 수정 작업을 마무리하고 늦어도 3월 UHD 셋톱박스를 출시할 계획”이라며 “UHD 방송과 스마트TV 기능을 결합해 다양한 양방향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케이블TV 업계는 사업 특성상 IPTV 대비 UHD 셋톱박스 보급 속도가 뒤쳐질 수밖에 없었다. 전국을 커버리지로 삼는 IPTV와 달리 사업자별로 나뉜 권역에만 상품을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IPTV 3사가 현재 3만명을 웃도는 UHD 상품 가입자를 확보한 반면에 케이블TV UHD 상품 시청자는 아직 1만명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다음달 UHD 셋톱박스를 출시할 계획인 현대HCN에 이어 씨앤앰이 UHD 시장에 가세하면서 케이블TV 업계는 가입자 유치전에 속도를 내게 됐다.

UHD TV 보급률은 케이블TV를 포함한 유료방송 업계 UHD 상품 대중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됐다. 유료방송사업자가 제공하는 UHD 상품에 가입해도 UHD TV가 없으면 4K UHD 해상도(3840×2160)를 구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오는 2025년 지상파 UHD 본 방송 개시를 가정하고 올해 UHD TV 보유가 29만 가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 TV 보유 가구 수 가운데 1% 수준이다.

전체 케이블TV 가입자 수 가운데 51.9%(766만가구)를 차지하고 있는 아날로그 가입자를 UHD 상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심리적 가격 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UHD 방송을 디지털 방송과 함께 묶음(패키지)으로 월 1만2000~1만5000원에 제공하는 것을 감안하면 월 5000~8000원 요금을 지불하는 아날로그 가입자가 가격 부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아날로그 가입자를 디지털 전환 단계 없이 곧바로 UHD 방송으로 끌어들이기는 어렵다”며 “우선 디지털 전환을 추진해 화질 경쟁력, 주문형비디오(VoD) 등 차별화된 기능으로 가격 장벽을 상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