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신형 AP 판매 부진 가능성 언급...삼성은 `고객사 확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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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이 신형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스냅드래곤810’의 판매 부진 가능성을 언급했다. 삼성전자 엑시노스7420과 치열한 차세대 AP 경쟁을 벌이고 있는 퀄컴이 고객사 이탈 가능성을 이야기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퀄컴은 28일(미국 현지시각) 실적발표를 하면서 향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해 발표했다. 올해 주당순이익 예상치를 종전 5.05~5.35달러에서 4.75~5.05달러로 낮췄다. 매출액 전망 역시 이전의 268억~288억달러에서 260억~280억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대해 퀄컴 측은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시장에서 우리의 칩을 사용하는 고객 비중이 다소 줄어든 것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롭게 출시되는 우리 주요한 최대 고객사의 플래그십 기기에 퀄컴 스냅드래곤810 프로세서가 탑재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까지도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업체명을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는 삼성전자가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S6에 자사 엑시노스7420 탑재 비중을 대거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퀄컴 스냅드래곤810이 일부 발열 논란을 겪은데다가 삼성전자 엑시노스7420이 공개된 스펙에서 우위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엑시노스7420은 작동속도에서 2.1㎓로 퀄컴의 스냅드래곤810 1.6㎓를 앞선다. 14나노 기술을 적용해 20나노 기술의 퀄컴 AP에 비해 전력소모도 줄였다. 하지만 통신모뎀과 AP를 원칩으로 제공하는 것은 아직은 퀄컴만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29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자체개발한 AP인 ‘엑시노스7420’을 삼성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외부 고객사들이 사용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제품이나 고객사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복수의 스마트폰 제조사와 제품 공급을 협의 중이라는 설명이다.

올해 신형 스마트폰 출시를 앞두고 삼성과 퀄컴의 AP 기술력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아직까지 실제 각 사 AP를 탑재한 스마트폰의 상대 비교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초기 흐름은 삼성전자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는 모양새다.

퀄컴코리아는 이날 별도 자료를 통해 스냅드래곤810이 LG전자의 G플렉스2를 포함해 이미 60여개가 넘는 제품에 탑재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요구되는 기능을 성공적으로 구현해 출하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