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TV OS 춘추전국 시대… 성패는 `게임`

각종 스마트TV 운용체계(OS)가 올해 본격 선보이는 가운데 게임이 OS 성공의 핵심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TV 제조사와 소프트웨어(SW) 개발사들도 게임이 OS 안착의 키를 쥐고 있다고 판단, 관련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마트TV OS 춘추전국 시대… 성패는 `게임`

CES 2015에서 첫 선을 보인 삼성전자의 ‘타이젠’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게임을 OS의 성공요소로 보고 타이젠 개발 단계부터 이를 핵심 콘텐츠로 지목했다. 지난해 3분기 문을 연 타이젠 삼성개발자포럼(samsungdforum.com)에서도 ‘게임 서비스 플랫폼(GSP)’을 중심으로 한 개발 기준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 기존 스마트허브 OS에 위닝일레븐 등 인기 게임 콘텐츠를 확충하고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의 플레이스테이션 시스템을 내장하는 등 지속적으로 게임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이들은 리모컨 ‘스마트컨트롤’은 물론이고 게임패드, 스마트폰 앱과의 연동을 지원한다.

LG전자의 웹OS는 중남미 시장에서 게임으로 성공을 거뒀다. 이 지역의 문화적 특성을 파악,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축구 등 스포츠 게임과 노래방 앱을 확보해 공급했기 때문이다. 이에 힘입어 LG전자는 중남미 스마트TV 시장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3분기에만 161만대의 TV를 출하해 154만대의 삼성전자를 앞섰다. 베로니카 세이어 IHS 연구원은 “2014년 웹OS 론칭은 매우 성공적이었다”며 “이 때문에 LG 스마트TV가 중남미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소니가 채택한 구글 안드로이드TV는 안드로이드 OS와 소니그룹의 방대한 콘텐츠가 큰 힘이다. 소니는 그간의 안드로이드 OS 단순 내장이 아닌 TV에 맞게 최적화한 ‘소니판 OS’를 개발해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를 제공하고 SCE, 소니픽쳐스 등 그룹의 인기 콘텐츠를 TV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TV 제조사들이 게임을 OS의 핵심기능으로 준비하는 이유는 OS 활용성 증가 때문이다. 이승엽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선임연구원은 “스마트TV 보유가구 4400여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3년 조사에서 TV 이용 시간의 99.6%가 일반 방송프로그램 시청에 할애됐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며 “TV 앱과 OS가 거의 쓰이지 않은 것이 스마트TV의 현실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엑스박스, 플레이스테이션 등 TV와 연결해 쓰이는 고사양 게임콘솔 시장이 지속 증가하는 모습을 주목해야한다는 지적이다. 2012년 엑센츄어의 조사에 따르면 TV 사용자의 67%는 고화질, 고품질 TV 콘텐츠에 비용을 지불할 의사를 보이기도 했다. 결국 OS 성공을 위해서는 고성능 게임 콘텐츠를 스마트TV OS에 품는 것이 성패라는 의미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