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노테크 2015]나노기술 `제품화` 아이디어로 승부수...판로 개척 적극 공세

국제 나노기술 전시회에서 한국 나노 기업들이 제품화에 초점을 맞춘 부스 전시로 참관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일본 나노 산업계가 기술적 측면에선 여전히 우위를 보였지만 실제 제품으로 연계하는 사업적 측면에서는 우리 기업들의 공세가 돋보인다는 평가다.

일본 나노테크 2015가 지난 28일부터 30일까지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개최됐다. 참관객들이 전시장 입장을 위해 등록하고 있다.
일본 나노테크 2015가 지난 28일부터 30일까지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개최됐다. 참관객들이 전시장 입장을 위해 등록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 나노기술·제품 전시회 ‘나노테크 2015’가 지난 28일부터 30일까지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에 국내 나노 산업계는 지난해 13개 기업보다 두 배 늘어난 26개 기업이 참가해 한국관을 구성, 다양한 첨단 나노 소재와 제품을 선보였다.

기존 산업에 나노 기술을 접목해 성능을 강화하거나 새로운 기능을 부여한 제품들이 늘었다. 나노 산업의 무게중심이 새로운 기술 연구개발보다는 지금까지 개발한 소재와 기술을 사업화하는 것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조진우 전자부품연구원 에너지나노소재연구센터장은 “일본 기업들의 나노 소재·공정기술이 점차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제품화에 있어서는 주춤하는 분위기”라며 “우리 기업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매출을 내기 위해 제품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별도 전시부스를 마련한 한화케미칼은 탄소나노튜브(CNT) 복합 소재로 만든 반도체·디스플레이 운반용 정전기방지(ESD) 부품과 잉크도료, 발열 기능을 갖춘 의류 등을 전시했다. 기존에 주로 사용되던 카본블랙 소재보다 원가는 높지만 사용량이 적어 제조 원가를 낮출 수 있으며 성능이 뛰어나다.

개발을 진행 중인 타이어 제조용 블레더(Bladder)도 눈길을 끌었다. CNT 복합 소재를 활용해 높은 열전도성을 바탕으로 공정 속도를 높이면서도 균일도가 우수한 타이어 생산이 가능하다.

대화알로이텍은 저전압 CNT필름 히터를 출품했다. 면 전체에 균일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고 최대 230도까지 올리는데 4~5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 전기·온수매트나 차량시트, 헬스케어 제품 등에 활용성이 높다. 뛰어난 에너지 효율성과 얇은 두께 등을 바탕으로 기존 난방 제품을 대체하는 것이 목표다.

나노미래생활은 공기청정기나 에어컨에 사용되는 필터와 나노기술을 접목했다. 산화아연 입자를 나노크기로 만들었을 때 향균 기능이 생기는 것을 응용, 대형 가전제조업체 제품에 상용화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일본 가전업체의 제품화 관련 문의도 이어졌다.

해외 업체들과의 사업 논의도 속속 이뤄졌다. 특히 중국 기업들은 현장에 전시 부스를 꾸리진 않았지만 참관단 형태로 참가해 우리 기업 전시관을 찾았다.

유체 충돌 방식 나노물질 추출장비를 선보인 씨엔엔티는 증국 등 해외업체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기존 그라인더 방식보다 원재료 물성을 최대한 보존해 나노 입자를 만들 수 있는 장비다. 윤선진 씨엔엔티 이사는 “중국 업체 관계자들이 다수 방문해 상당히 자세한 부분까지 물어보고 갔다”며 “예전처럼 가격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성능과 결과물에 더 신경을 쓰는 경향을 보였다”고 전했다.

지난해 충남 천안에 CNT펠렛 양산설비를 구축한 CNT솔루션에는 중국 기업 관계자들의 방문이 줄을 이었다. 한 중국 필름업체는 현지 생산공장을 준공을 위한 합자회사 설립까지 제안했다. CNT 분산 기술과 고농축 컴파운딩 기술이 주요했다는 평가다.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창의산업정책관은 “이번 전시회를 보며 우리 나노 기업들이 그동안 개발한 기술과 소재가 실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지도록 사업화와 현장 적용 지원의 중요성을 느꼈다”며 “산업통상자원부에서도 나노기술과 제조업의 융합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는 방안을 모색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일본 나노테크 2015]나노기술 `제품화` 아이디어로 승부수...판로 개척 적극 공세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