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지신]국가의 지속발전을 위한 원자력 정책 제언

우리나라는 보유 자원이 빈약하고 대부분의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1980년대부터 급증하는 전력수요에 경제적이고 안정적으로 원자력이 전력을 공급함으로써 국가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하여 왔다. 또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에 의하면 2035년까지 국내 전력의 30%(설비기준 29%) 이상을 담당할 계획이다.

[온고지신]국가의 지속발전을 위한 원자력 정책 제언

현재 23기의 원전이 운전 중이며, 6기가 건설 중에 있다.

원자력은 그동안 정부의 강력한 정책적 뒷받침과 원자력계 원로들의 노력으로 세계 5위의 원전보유국으로 발돋움했다. 이제 원자력의 자력설계는 물론이고 건설, 운전 전단계에 걸쳐 기술자립을 이뤘다.

원전의 가동률과 운전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원유 산유국인 아랍에미리트(UAE)에 최신형 제3세대 원전 APR1400 4기를 수출하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최근 풍력이나 태양에너지 등 대체에너지원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그러나 적어도 50년 이내 경제성있는 대체 에너지를 찾을 수 없다고 본다.

원자력발전은 생상단가가 ㎾당 39원 정도로 경제성이 뛰어나고 에너지안보나 친환경 에너지 등을 고려한다면 역시 미래의 에너지원으로서 원자력뿐이라는 답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전을 대하는 일반 국민의 정서는 싸늘하다. 국민들은 2011년 이웃나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상황을 TV를 통해 생생하게 보아왔다. 연이어 터진 국내 원전의 부품비리 등에 따른 가동 중지로 무더운 여름을 보낸 국민들은 원자력계에 대한 무차별적 비판과 몰이해로 국민적 신뢰상실로 인한 위축감 확산과 자긍심 상실로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원자력계 원로들 중심으로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미래를 내다보는 원자력현안 및 정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필요성이 있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오랫동안 원자력계를 이끌어 왔던 원자력계 원로를 포함한 과학기술계 원로들이 모여 앞으로 바람직한 원자력현안과 정책방향에 대하여 애정어린 의견을 제시했다.

이를 몇 가지로 요약하면 △통치권자의 관심과 노력 △미래를 대비한 거버넌스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책임있는 대응 △수출경쟁력 제고 △미래를 대비한 R&D와 재원 확보 △글로벌 원자력 인력양성이다.

우리나라 원자력은 그동안 기술력을 바탕으로 충분한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국내의 정치사회적 여건이 개선되고 체계적인 조직과 시스템화가 이루어진다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세계 시장을 선점해 나갈 수 있는 분야 중 하나이다

에너지 산업은 연간 매출액 기준 15조달러 규모로 식량(5조), 전자통신(3조)에 비해 월등히 크고, IAEA에 따르면 2025년까지 에너지 수요 충족을 위해 1조5천억 달러의 투자를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랍에미리트(UAE)에 건설 중인 원전을 성공적으로 준공한다면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하여 동남아, EU등 각국에 수출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수출원전과 함께 국내에 운영 및 건설 중인 원전까지 고려한다면 원자력 인력수요는 매우 클 것으로 보며 이를 대비한 글로벌 원자력 전문인력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또한 국제적으로 핵확산성과 경제성이 뛰어난 미래 원자력 시스템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우리나라도 미국과 협력하여 소듐냉각고속로(SFR), 초고온가스로(VHTR) 등 제4세대 원자력시스템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원자력전문인력 양성과 미래 원자력시스템 개발에는 많은 재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값싼 원자력발전 요금에서 목적세를 부과하여 투자 재원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

한〃미 원자력협정이 선진적이고 호혜적으로 전면 개정이 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원자력리더로써 양국이 함께 세계 시장을 선점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범정부적 수출체제 등 정비가 필요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세계 원전시장은 화석연료의 한계, 기후변화협약 등으로 지속적인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새로운 발전방식과 이용분야는 계속 확대 발전될 것이며 인류 문명에 새로운 형태로 전환시키는데 지대한 공헌을 해 나갈 것이다. 세계적으로 핵잠수함, 핵항공모함 등 군사적 분야에서 이용되고 있고 현재 개발추진 중인 중소형로가 개발될 경우 중소도시와 도서지역에서 전기 및 물 생산은 물론 선박 등에서도 활용 가능하다.

장기적으로 우주시대에는 이에 필요한 동력자원으로 원자력 이용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를 예측하는 SF소설, 영화 등에 등장하는 사이보그 우주군단 등에 나오는 동력원이 모두 원자력으로 묘사되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원자력발전 세계 5위국으로써 원전 건설·운영과 관련한 산업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우리는 이제 사용후핵연료의 재활용 및 처분, 소듐냉각고속로, 중소형로 등 원자력의 미래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연구개발과 인재양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이승구 한국원자력안전아카데미 이사장 dadsar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