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IoT 시장 진출 교두보 확보···마카오 IoT 테스트베드로

한국이 ‘동양의 라스베이거스’로 유명한 마카오를 전진기지로 중국 사물인터넷(IoT)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 마카오를 테스트베드로 우리 기업의 IoT 기술과 장비를 검증하고 이후 중국 본토에 진출하는 계획이 추진된다. 중국은 ‘신형 도시화 계획’을 발표하고 대대적인 스마트시티 건설을 추진 중이어서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 커다란 기회로 다가올 전망이다.

2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에 따르면 오는 4월 마카오 과학기술진흥협의회 공무원 10여명이 방한해 KAIT, 국내 기업과 IoT 기술협력 양해각서(MOU)를 교환할 예정이다.

방문단은 인천 송도와 경기도 안양에 구축된 스마트시티 인프라를 견학하고, 국내 기업과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 가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후 5월 말 국내 기업이 마카오를 방문해 실질적인 계약을 이끌어낼 방침이다. 미래부를 비롯한 정부 차원의 협력방안도 지속 논의된다.

마카오는 카지노 산업으로 유명하지만 홍콩과 더불어 해외 ICT 기업의 중국 본토 진출을 위한 관문으로 꼽힌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9만달러(약 1억원)에 이를 정도로 자금이 풍부하고, 자치 통치를 통해 중국 본토와는 별도 행정이 운영된다. 중국 정부가 해외기업의 본토 직접 공략을 꺼리는 상황에서 마카오는 중국의 해외 선진기술 수용태세와 시장성을 시험하기에는 최적지라는 평가다.

특히 마카오는 ‘도박 도시’ 이미지를 벗기 위해 스마트시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 행정장관 재선에 성공한 페르난도 추이 행정장관의 2기 최우선 공약이 바로 스마트시티 건설이다. 지난해 11월 마카오에서 열린 빅데이터 콘퍼런스에서 추이 장관의 동생인 마카오 과학기술진흥협의회 의장이 KAIT에 협력을 요청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승건 KAIT 통계정보센터장은 “마카오는 한국이 10년 전부터 추진해온 유비쿼터스시티(u시티)를 눈여겨봤고 무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며 “2월 3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마카오 공동혁신포럼’ 첫날 오후 세션을 통째로 한국 기업에 할애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 LG CNS,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참여해 스마트시티 관련 발표를 진행한다.

미래부는 향후 국내 기업이 중국 본토로 진출하는 데 마카오 사례가 시금석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홍콩, 대만, 마카오는 주변 국가들이 인정하는 엄격한 시장이다. 마카오에서의 성공은 그만큼의 경쟁력과 기술력을 갖췄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미래부가 중국 IoT 시장에 거는 기대는 크다. 중국은 지난해 3월 2020년까지 도시화율을 60%로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신형 도시화 계획을 발표했다.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딘 중서부 내륙지역을 중심으로 재개발과 신규도시 건설이 추진된다. 첨단 인프라를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시티는 신형 도시화 계획의 핵심 요소다.

미래부 관계자는 “중국은 분당 같은 신도시를 1년에 40개씩 개발할 계획이어서 국내 건설과 ICT 기업에 커다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중국은 경험과 사례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마카오에서의 성공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공신력을 더해 신뢰성을 높일 수 있도록 국내 기업과 협력을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