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의 조상님 ‘에드삭’, 올해 볼 수 있다

불과 70년 전만 해도 컴퓨터로 새로운 작업을 하려면 회로와 기억 장치를 바꿔줘야했다. 이런 번거로움을 없앤 게 미국 수학자 존 폰 노이만의 ‘폰 노이만 구조’다. 이를 세계 처음으로 실용화한 근대 컴퓨터의 조상 ‘에드삭(Edsac)’이 연내 부활한다.

영국 국립 박물관이 에드삭 복원 작업을 급진전시킬 수 있는 핵심 부품 ‘샤시 1A(Chassis 1A)’를 되찾았다고 4일 BBC 및 주요 외신은 보도했다.
영국 국립 박물관이 에드삭 복원 작업을 급진전시킬 수 있는 핵심 부품 ‘샤시 1A(Chassis 1A)’를 되찾았다고 4일 BBC 및 주요 외신은 보도했다.

에드삭은 1950년대 각 부품으로 해체돼 폐기됐다. 에드삭을 만들었던 월크스 교수가 지난 2010년 사망하면서 이듬해 영국 국립 박물관은 당시 에드삭의 설계도를 기반으로 2015년까지 에드삭을 복원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세계대전의 여파로 실제 조립할 때의 변경분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다. 게다가 경매에 붙여졌다고 알려진 몇몇 핵심 부품은 이후 행방이 묘연했다.

이에 영국은 에드삭 복원 프로젝트를 널리 광고해 핵심 부품들을 찾아나섰다. 지난해 6월 처음으로 에드삭의 회로 다이어그램을 발견한데 이어, 두 번째 결실이다. 영국 국립 박물관이 에드삭 복원 작업을 급진전시킬 수 있는 핵심 부품 ‘샤시 1A(Chassis 1A)’를 되찾았다고 4일 BBC 및 주요 외신은 보도했다.

영국 국립 박물관 소속 복원 프로젝트 책임자인 앤드류 하버트 박사는 “경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직 확실치 않지만, 원래의 모습을 간직한 핵심 부품들이 존재한다는 가능성은 증명된 셈”이라고 말했다.

샤시1A는 미국인 로버트 리틀 씨가 구매한 뒤 갖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리틀 씨는 이 부품을 1969년 로버트 클라크 캠브릿지대 박사로부터 샀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클라크 박사는 경매 당시 샤시1A 외에도 에드삭의 여러 부품을 구입했다. 리틀 씨는 프로젝트에 관한 소식을 인터넷에서 접한 뒤 복원 팀에 연락을 취해 샤시1A를 기증했다.

샤시1A에는 에드삭의 본체에서 계산을 담당하는 총 3000개의 전자관 중 28개가 장착됐다. 에드삭은 12개의 수직 선반에 각각 14개의 서로 다른 샤시를 부착해 구성됐다.

하버트 박사에 따르면 샤시1A은 부식으로 상당 부분이 손상된 상태다. 관건은 이 부품을 복원에드삭에 넣어 제대로 작동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일이다.

하버트 박사는 “각각의 샤시를 작동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제 기능을 하는 몇몇 전자관을 찾아 원래의 에드삭에 훨씬 가까운 형태로 복원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