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발전법 좌담회]"클라우드 산업, 활용 시장도 키워야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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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클라우드 산업 발전을 위한 법적 근거인 ‘클라우드 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클라우드 발전법)’ 국회 통과가 업계와 학계 관심사로 부상했다. 지난달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하면서 이달 임시국회에서 마무리될지 초미의 관심사다.

‘클라우드 발전법 좌담회’가 전자신문 주최로 지난 3일 서울 가락동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서 열렸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클라우드 발전법 좌담회’가 전자신문 주최로 지난 3일 서울 가락동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서 열렸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클라우드 발전법이 합산규제 등 다른 정치적 이슈와 맞물리면서 이달 국회 통과에 변수가 생길 수도 있지만 산업계가 맞닥뜨린 현실을 고려하면 더 이상 법 통과를 미뤄서는 안 되는 상황이다. 국내외 클라우드 시장은 급격한 성장세를 맞고 있다. 글로벌 기업이 무주공산의 국내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어 토종 클라우드 기업의 경쟁력 확보도 시급한 상황이다. 산업 발전을 위한 클라우드 생태계 조성을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전자신문은 클라우드 업계와 학계, 법률 전문가와 함께 클라우드 발전법이 앞으로 국내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평가하고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를 점검했다.

◇권창범 법무법인 인 변호사

◇김철승 KT IT인프라컨설팅담당·기업사업컨설팅본부 상무

◇박춘식 한국정보보호학회장(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

◇정준현 한국사이버안보법정책학회장(단국대 법학과 교수)

◇조호견 이노그리드 대표

※사회=윤대원 전자신문 소프트웨어(SW)산업부 차장

◇사회(윤대원 전자신문 SW산업부 차장)=1년 넘게 국회에서 계류됐던 클라우드 발전법이 지난달 국회 심사소위를 통과했다. 클라우드 발전법 통과와 시행이 임박했다는 평가다. 향후 클라우드 발전법 통과 과정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또 어떤 방향으로 진행돼야 하는지 의견을 듣고 싶다.

◇김철승(KT IT인프라컨설팅담당·기업사업컨설팅본부 상무)=최근 핀테크가 이슈다. 여러 규제가 있지만 정부에서 관심을 가지고 활성화하려는 의지를 보이자마자 다양한 정책들이 쏟아졌다. 장벽이 되는 법은 타파하겠다고까지 한다. 금융의 큰 트렌드인 핀테크를 보면서 보수적이고 규제를 개선하기 어려운 금융 분야도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발전한다는 것을 느꼈다. 정보기술(IT)의 새 트렌드는 클라우드다. 수년간 클라우드 발전법 통과 여부에 대해 논쟁하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보안 문제와 국가정보원 가이드라인 등 걸림돌이 있지만 관심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 시장에 큰 영향을 줄 기술이다. 클라우드 시장 활성화에 근간이 될 발전법이 하루 빨리 통과돼야 한다고 본다.

◇박춘식(한국정보보호학회장)=클라우드 발전법이 이미 통과돼 시행 중이어야 한다. 지금도 많이 늦었다. 클라우드 발전법 논의를 시작하고 지금까지는 우리에게 ‘잃어버린 정보통신(IT)’의 시기다.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등 새로운 인터넷 신산업을 준비해야 하는데 이는 클라우드 인프라 없이는 어렵다. IoT와 빅데이터를 강조하면서 인프라인 클라우드는 왜 생각하지 못하는지 안타깝다. 다른 정치 쟁점에 휩쓸려 국회에서 법안이 잠자고 있는 건 분명 문제다. 서둘러 클라우드 발전법을 통과시켜야 한다.

◇정준현(한국사이버안보법정책학회장)=시기적으로 클라우드 발전법 통과는 늦은 상황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대책도 앞으로 준비해야 한다. IT환경은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신속한 대응이 중요하다. 클라우드 발전법도 마찬가지다. 시장에 대해 열린 체제로 가는 것이 옳다. 새로운 기술에 하나하나 대응하는 것보다 통합법 형태로 필요한 요소를 모아야 한다. 장기적으로 시장 대응에 적합한 구조도 고민해야 한다.

◇사회=클라우드 발전법이 중소기업을 위한 민생법안이라는 의견이 많다. 지난해 클라우드 산업 발전 현황을 보면 중견·중소기업이 시장 성장 견인차가 됐다는 통계도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국내 중견·중소기업 지원과 산업 성장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업계에서 평가한다면.

◇조호견(이노그리드 대표)=미래부에 따르면 중소·중견기업의 클라우드 분야 성장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일부는 모수가 작아 일어나는 현상이다. 기존 소프트웨어(SW)사업자들이 클라우드로 전환해 지표가 만들어졌지만 아직까지 의미 있는 성장을 이뤘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러나 클라우드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한 사업자들은 지난해부터 급격히 늘었다. 특히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등 플랫폼을 기반으로 게임 서비스를 하는 회사가 많다. 모바일 기반 게임 회사가 아마존이나 구글 등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사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시장 규모는 아직 미흡하지만 클라우드 발전법이 통과되면 2~3년 사이에 급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한다.

◇김철승=클라우드를 활용하는 고객 스펙트럼을 보면 중견·중소기업 비중이 높다. KT 클라우드 고객은 98% 정도가 중견·중소기업이다. 대기업은 일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지만 대부분 자체 인프라를 통한 프라이빗을 많이 도입했다. 인프라 투자 비용이 부족한 중견·중소기업이 클라우드를 도입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본다. 클라우드 인프라를 빌려쓰고 필요 없으면 지우는 방식이다. 앞으로 사업 성공과 실패 여부를 가늠하기 어려운 스타트업이 클라우드에 적합하다.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고객이 중견·중소기업이다. 최근에는 금융 등에서 클라우드 도입에 적극 관심을 보이는 것도 고무적이다. 유일하게 문을 닫고 있는 곳이 공공 분야다. 클라우드 발전법은 공공시장을 연다는 선언적 의미가 있을 것이다.

◇사회=클라우드 도입에 관심이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 시장에서 뚜렷한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보안 측면에서 자사 데이터와 개인정보를 다른 사업자에 맡기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도입을 망설이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조치가 필요한가.

◇박춘식=우리나라 법 문화의 특성도 작용한다. 외국은 법이 없으면 자유롭게 시장이 움직이는데 우리는 법적 근거가 없으면 출발도 못한다. 클라우드 발전법도 이런 맥락에서 읽어야 한다. 특히 공공이 문제다. 민간은 시장에 맡겨두면 법이 없어도 자유롭게 환경에 대응한다. 그러나 공공은 국정원 지침에서 시작해 보안·인증 문제로 열리지 못하는 시장이다. 국가가 이를 스스로 해체하지 못하면 클라우드 시장은 성장하기 힘들다. 발전법의 큰 의미 중 하나가 공공 시장을 확대해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촉진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권창범(법무법인 인 변호사)=민간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클라우드 도입에 부정적인 부분 중 하나가 보안이다. 최근 보안 사고가 잦아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지지 않도록 보안 장벽을 높이고 있다. 외국의 경우 신용카드 등 개인 정보를 보유한 기업과 기관의 책임 소재가 명확하다. 사고가 나면 바로 책임을 지고 나머지 부분은 보험 등으로 보완해 시장이 경직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런 부분을 참고해야 할 것이다. 국가가 모든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입법 조치를 하는 시대는 끝났다. 위험은 민간과 협업해서 해소해야 한다. 국가는 최소화로 개입하고 민간 영역에 넘기는 것도 필요하다. 민간 책임이 강화돼야 보안 시장도 커지고 클라우드 산업도 활성화될 수 있다.

◇사회=국내 클라우드 활성화를 논의하면서 외산 서비스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아직까지 기술적으로 외산 의존 현상이 강하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국산 솔루션 등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개선해야 할 부분은 없는지 업계에서 평가한다면.

◇조호견=민간 시장에서는 벌써 외산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구글 등 경쟁자들이 많다. 그러나 가격 면에서는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앞으로 잠깐 힘들 수는 있지만 결국 답을 찾을 것이다. 아직까지 국내 기업은 공공 시장을 기대하는 편이다. 시장에서는 아직 클라우드를 작은 요소 기술로 보는 경향이 있다. 클라우드는 큰 시장이다. 막연하게 앞으로 IoT와 빅데이터 시대가 된다고 하는데 그 기초가 되는 것이 클라우드다. 클라우드 생태계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앞으로 한국이 웹이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만 만드는 나라로 끝나는 게 아닌지 걱정이다. 하드웨어(HW)가 없다는 것이 진짜 큰 문제다. 발주되는 IT사업 예산이 100이면 80이 HW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모두 외산이다. 이런 문제는 대기업이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하둡, 오픈소스SW 스토리지 등도 HW 벤더가 없으면 장기적으로 헤게모니를 뺏길 수밖에 없다.

◇사회=법 통과 이전부터 정부에서 클라우드 산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고 또 앞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정책적 측면에서 클라우드 산업 발전을 위해 활성화 방안을 제시한다면.

◇정준현=어느 나라든 창의성은 중소기업에서 많이 나온다. 클라우드 발전법도 중소기업이 살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가 돼야 한다. 법은 처음 만들기는 어렵지만 개정은 쉽다. 중소기업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을 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우리나라 공공기관이 300여곳이라고 알고 있다. 모든 기관에서 다루는 정보가 감시·감독할 만큼 민감한 것은 아니다. 네거티브 방식으로 특정 정보만 제한하고 나머지는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활용가치가 커진다. 클라우드 산업이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보안 등급에 대한 규정을 명확히 하고 이를 업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박춘식=클라우드 발전법이 통과되더라도 아직까지 고민해야 할 것이 많다. 무조건 기업만 잘하라고 하면 안 된다. 앞으로 규모의 경제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들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고객은 어떤 서비스를 어떻게 활용하도록 해야 하는지, 중소기업에 기회를 부여하는 방법 등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많다.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는 보안 문제를 신경써야 할 것이다. 제3기관을 설치해 보안인증 등을 부여하는 것도 방법이다. 일본에서는 이런 부분 관련 협회에서 잘 활용해 고객 신뢰를 높이고 있다. 컨설턴트를 양성하는 것도 시급하다. 시장에서 클라우드를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어느 정도 규모로 전환해야 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 고객에게 적합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저렴한 비용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컨설팅하는 전문가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클라우드 서비스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본다.

◇권창범=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 시장도 키워야 하지만 이용자의 수요 시장이 더 커져야 전체 산업이 성장할 수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벤처나 스타트업이 클라우드를 사용해도 문제가 없다는 인식을 갖도록 해야 한다. 실제 한 게임회사가 클라우드 서비스 중단으로 피해를 본 사례가 있었는데, 법적으로 제대로 된 손해배상 책정을 못한 경우도 있다. 앞으로 이런 사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가 고객에게 좀 더 신뢰를 줄 수 있도록 사고 발생 시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도 방법이다.

◇김철승=클라우드 솔루션을 개발하는 전문가와 기업도 필요하지만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활용하는 전문가도 필요하다. 아마존은 자사 클라우드를 잘 활용하는 전문가를 인증하는 제도도 있다. 여러 가지 클라우드 기능을 조합하면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하다. 클라우드는 단순히 서버를 연결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 구조를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따라 커머스에 최적화된 구조, 게임에 최적화된 구조 등 다양한 것이 나올 수 있다. 클라우드 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활용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조호견=시장에서 신뢰성을 가지는 것도 필요하다. 물론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가 안정성을 보장해야 한다. 그러나 클라우드에 대해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작은 기업이 직접 서버를 이용하면 오히려 보안문제가 커질 수 있다. 고객이 직접 하는 것보다 클라우드를 전문적으로 서비스해 보안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는 기업에 맡기는 것이 더 안전할 수 있다.

정리=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