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엑시노스 AP 기대감 고조...D램 업황 안정에도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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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신형 모바일 애플리캐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7420’의 성장 기대감이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사업은 물론이고 D램 시장 전반에도 청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업계에서 우려하던 삼성전자 비메모리 생산라인 일부의 D램 생산 전환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는 관측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올해 내놓는 AP 엑시노스7420에 대한 기대가 높다. 삼성전자의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S6에 대거 탑재되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업체의 신형 스마트폰에도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애플 신형 스마트폰의 파운드리 물량도 삼성전자가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근거로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이 올해 실적이 크게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AP시장의 절대 강자로 꼽히는 퀄컴은 올해 AP사업에서 일부 고객을 놓치며 실적이 다소 떨어질 가능성까지 언급한 상태다.

삼성전자 비메모리 부문은 그동안 힘든 시기를 보냈다. 애플 파운드리 물량은 대만 TSMC로 넘어갔고 삼성전자도 갤럭시S3 이후에는 자체 칩보다는 대부분 퀄컴의 AP를 사용해왔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문이 가동률이 떨어진 비메모리 라인 가운데 일부를 영업환경이 좋은 D램 생산 쪽으로 전환하면서 D램의 공급과잉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D램 캐파 확대가 시장 수급상황을 훼손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밝혀왔지만 시장의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키지는 못해왔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신형 스마트폰에 자체 AP 탑재율을 크게 높이고 애플 A9 파운드리도 재개할 것으로 점쳐진다”며 “AP가 호조를 보이면서 삼성전자가 17라인을 D램으로 전환해 추가 생산을 확대할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졌다”고 관측했다.

삼성전자의 D램 증산 가능성이 낮아진 것은 D램 산업 전반에도 긍정적이다. 오랜 ‘치킨게임’이후 D램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개 사업자가 안정적 비트그로스를 나타내왔다. 갑작스런 생산량 증가를 통한 D램 가격 급락도 최근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올해 D램 생산을 크게 늘릴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을 포함한 D램 업계 전반의 불확실성은 낮아졌다.

D램의 업체 간 출혈 경쟁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AP를 둘러싼 공방은 올해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부진했던 삼성전자가 AP 공세를 강화하는 가운데 퀄컴도 적극적인 시장 수성 전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