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인사이트 2015]콘텐츠 성공 비결은 새로운 시도

해외 콘텐츠산업 전문가를 초청해 산업계 종사자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콘텐츠 인사이트 2015’가 11일 서울 코엑스 콘퍼런스 룸에서 열렸다. 이 행사는 올해로 2회째를 맞는다. 지난해에는 국내에서 애니메이션으로는 처음으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신드롬을 일으킨 ‘겨울왕국’의 프로듀서 피터 델 베초가 방한했다. 그는 겨울왕국 제작 이야기를 들려줘 국내 창작자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었다. 올해는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를 최고의 콘텐츠 제작자로 만든 ‘하우스 오브 카드’의 감독 데이비드 콜스, 프리즌 브레이크의 책임 프로듀서 마티 아델스타인, 기타노 다케시 주연의 일본 흥행 드라마 ‘히어로2’의 제작자 겸 배급자 구보타 사토시 감독, 중국 모바일 게임 신화 ‘마스터탱커2’의 조위 로코조이엔터터테인먼트 대표 등이 나서 각국에서 성공을 거둔 콘텐츠의 비결을 소개했다.

[콘텐츠인사이트 2015]콘텐츠 성공 비결은 새로운 시도

미국·중국·일본의 콘텐츠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잘 짜인 이야기’와 ‘새로운 시도’를 꼽았다. 잘 짜인 이야기와 새로운 시도가 시청자와 사용자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얘기다.

넷플릭스가 제작한 ‘하우스 오브 카드’는 대표적인 예다.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제작 총괄한 이 드라마는 미국에서 넷플릭스가 미국 최대 케이블TV사업자 HBO를 제치고 가입자면에서 최고를 달성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기준으로 가입자 3000만명을 돌파했다.

데이비드 콜스 감독은 “하우스 오브 카드는 기존 TV에서 방영되는 의료나 경찰·형사 드라마와는 달리 새로운 종류의 정치 드라마였던 점이 시청자를 자극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의 미국 드라마가 에피소드 중심으로 만들어졌다면 한 인물을 중심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이 흥행을 일궜다는 것이다.

한 인물을 중심으로 1, 2편 총 26편 드라마를 동시에 배포한 것도 넷플릭스와 핀처 감독의 새로운 시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전했다. 콜스 감독은 “TV에서는 26편의 드라마를 모두 찍어 이를 한꺼번에 공개하는 일은 생각할 수 없다”며 “13편 동시 개봉은 넷플릭스와 핀처 감독이 만든 ‘도박’의 승리”라고 밝혔다. 실제 하우스오브카드는 지난 2013년 기존 드라마와는 다르게 넷플릭스에 처음부터 13편이 전부 공개되면서 방송 콘텐츠 시장에 새 변화를 몰고 왔다. 조만간 시즌3가 개봉될 예정이다.

‘전차남’과 ‘도쿄타워’ 등으로 20%대 시청률 기록을 보유한 구보타 사토시 후지TV 드라마 감독은 일본에선 이야기가 탄탄한 만화 원작이 드라마로 성공한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노부나가 콘체르토’ ‘실연 쇼콜라티에’ ‘우미마치 다이어리’ ‘노다메 칸타빌레’ 등 최근 히트한 작품이 대부분 탄탄한 만화 원작이 뒷받침된 사례다. 두터운 만화 독자층이 드라마 시청으로 연결된 셈이다.

쿠보타 감독은 만화 원작에 새로운 흥행 요소를 덧붙이는 것이 일본 방송시장에서 드라마의 성공비결이라고 전했다.

그는 “유명 배우의 기용이나 사건 극의 경우 사건을 다른 방향에서 조명하는 새로운 연출, 스토리 전개방식의 변경 등을 통해 원작을 편집함으로써 새로운 요소를 부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웹과 모바일의 발전은 콘텐츠 업계에도 새로운 흐름을 제시했다는 분석도 있다.

콜스 감독은 “‘하우스 오브 카드’가 웹 드라마로서 성공사를 쓰면서 새로운 감독과 작가, 스태프에게 새롭게 기존 장벽을 넘어서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며 “많은 창작자들이 새로운 유통망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보타 감독은 “여전히 일본은 TV에 의존하는 성향이 강하다”면서도 “다만 현재 일본 역시 세계적인 콘텐츠 유통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웹이나 모바일을 통한 콘텐츠 유통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조위 로코조이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마스터탱커2의 성공은 모바일과 태블릿 등 새로운 유통 플랫폼이 만들어낸 결과”라며 “중국 시장도 웹과 모바일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라고 제시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