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전자, `야생동물 구하는 착한 배터리팩` 출시... 중소기업과 `글로벌 상생`

삼성전자가 멸종 위기 야생동물을 구하기 위한 취지로 ‘착한 배터리팩’을 세계 시장에 출시한다. 배터리팩 전면에 멸종 위기 야생동물 그림을 넣어 경각심을 높이고, 수익 일부를 동물보호에 활용할 예정이다. 야생동물 그림은 국내 그래픽 스튜디오와 작품 사용계약을 맺어 중소기업 상생 효과도 기대한다.

삼성전자는 10일(현지시각) 독일 삼성 스토어 등 현지 유통망에서 판매되는 외장 배터리팩에 동물 그림을 삽입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쓰이는 5핀 외장 배터리 4종으로, 8400㎃h와 1만1300㎃h 각각 2종이다.

삼성전자와 성실그래픽스의 야생동물 구하기 협업 프로젝트 `Charge the Life`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와 성실그래픽스의 야생동물 구하기 협업 프로젝트 `Charge the Life` <사진=삼성전자>

‘생명을 충전하다(Charge the Life)’로 명명된 이번 프로젝트에는 국내 그래픽 전문 중소기업 성실그래픽스(브랜드명 성실화랑)가 제작한 ‘멸종 위기 동물 그래픽 아카이브’가 활용됐다.

이 작품은 성실이 지난 2011년 개발한 일러스트로 반달가슴곰, 황제펭귄 등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레드 리스트’의 동물 45종으로 구성됐다.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의 절박함을 알리고자 표정 없이 정면을 응시하는 동물 그림으로 디자인됐다.

삼성전자는 동물 그림 배터리팩 외에도 충전 상태에 따라 모양이 바뀌는 스마트기기용 애플리케이션(앱)을 별도 제공한다. 앱을 구동하면 충전 상태에 따라 동물의 상태가 바뀌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배터리 잔량 부족 시 힘겨워하던 동물이 완충 시 활기를 되찾는 방식이다.

삼성전자와 성실그래픽스의 야생동물 구하기 협업 프로젝트 `Charge the Life`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와 성실그래픽스의 야생동물 구하기 협업 프로젝트 `Charge the Life`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와 성실그래픽스의 야생동물 구하기 협업 프로젝트 `Charge the Life`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와 성실그래픽스의 야생동물 구하기 협업 프로젝트 `Charge the Life` <사진=삼성전자>

이번 협업은 삼성전자 배터리팩 제품 중 최초로 지난해 10월 성실의 작품을 눈여겨본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의 제의로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성실의 원작자 권리를 배려했으며, 성실이 내건 라이선스 가이드를 준수하기 위해 성실과 함께 제품을 개발했다.

양사는 ‘야생동물이 없는 자연은 어떻게 될까’의 메시지가 담긴 글로벌 마케팅도 계획하고 있다. 김남성 성실그래픽스 대표는 “삼성전자가 대중에게 낯선 레서판다, 황금들창코원숭이를 고르는 등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협업 과정을 소개했다.

삼성전자와 성실그래픽스의 야생동물 구하기 협업 프로젝트 `Charge the Life` 홍보 동영상 캡쳐
삼성전자와 성실그래픽스의 야생동물 구하기 협업 프로젝트 `Charge the Life` 홍보 동영상 캡쳐
삼성전자가 세계 시장에 출시할 계획인 멸종위기동물 아카이브 적용 배터리팩.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랫서판다, 사막여우, 황금들창코원숭이, 자이언트판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세계 시장에 출시할 계획인 멸종위기동물 아카이브 적용 배터리팩.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랫서판다, 사막여우, 황금들창코원숭이, 자이언트판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도 성실의 그래픽 개발 취지에 동감하고 멸종위기동물 보호 사업에 동참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외에서 반응이 좋아 구매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제품 출시에 맞춰 야생동물 보호를 위한 추가 프로그램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