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당한 블랙박스가 돌아왔다...IoT 블랙박스 영상으로 범인 잡아

도난당한 자동차용 블랙박스가 스스로 위치를 알려왔다. 덕분에 블랙박스를 되찾은 것은 물론이고 범인까지 잡을 수 있게 된 사례가 나왔다.

화제가 된 블랙박스는 사물인터넷(IoT) 블랙박스 전문업체인 알리온(대표 백창현)이 개발해 보급중인 IoT 블랙박스 ‘AJ-7000’. 알리온이 SK텔레콤 및 KT와 협력해 판매중인 이 제품은 촬영한 영상을 3G망을 통해 스마트폰이나 PC로 전송해준다.

물론 항상 보내는 것은 아니고 특별한 이벤트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전송해 주인에게 알려준다. 차량에 충격이 발생하거나 견인 또는 도난을 당하는 경우 등이다. 주차중일 때는 위치를 지도에 표시해 주기 때문에 언제든 위치 추적이 가능하다. 휴대폰이나 PC에 전용 앱 ‘알리온 스마트뷰어’를 설치해야 한다.

도난 사건은 지난해 가을 발생했다. 누군가 주차해 놓은 차에서 블랙박스와 다른 물품을 훔쳐 달아났다. 당시 차량 주인은 이 블랙박스의 진가를 몰랐다.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지 않은 채 일반 블랙박스처럼 사용했을 뿐이었다. 그냥 차에 도둑이 들었다는 사실이 황당할 따름이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집안에 남아있던 블랙박스 설명서를 읽어보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했는데 블랙박스에서 찍은 영상이 계속 들어왔다. IoT 블랙박스의 기능을 모르고 있던 범인이 훔친 블랙박스를 자기 차량에 설치해 사용했던 것이다.

주인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블랙박스가 보내온 영상 정보를 가지고 범인을 검거할 수 있었다.

백창현 알리온 사장은 “사물인터넷 블랙박스는 주인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이번 건은 이런 기본 기능이 충실히 작동한 것일 뿐”이라며 “고객이 이런 사물인터넷 블랙박스 기능을 사전에 숙지했더라면 도난당한 순간에 바로 위치를 추적해 잡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