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면초가 삼성 스마트폰 활로 빨리 찾아야

삼성 스마트폰 사업 위기감이 고조됐다. 세계 주요 시장 점유율이 하락세를 보인다. 23일(현지시각)엔 미국 이동통신사들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구글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구글 ‘구글 월렛’을 선탑재한다고 밝혔다. 삼성 스마트폰을 향해 잇달아 켜진 위기 경고등이다.

시장 점유율 하락이 심상치 않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 IDC 등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시장 점유율은 선진국과 신흥국 시장을 가리지 않고 하락세다. 가파른 하락세라서 더욱 불안하다. 북미와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선 애플에, 중국과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선 현지 업체에 밀린다. 대화면 애플 아이폰과 중국, 인도 저가 제품 사이에 끼어 질식할 지경이다.

다른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과 달리 모바일 결제 시스템만큼 구글 감옥을 탈피하려는 삼성이다. 미국 모바일 결제 기술업체 루프페이를 인수하면서 그 의지를 불태웠다. 미 이통사 구글 월렛 선 탑재는 삼성 전략에 찬물을 끼얹었다. 구글과 이통사 제휴가 미국에만 국한하지 않을 전망이다.

구글, 애플과 달리 독자 플랫폼이 달리는 삼성이다. 그나마 지속적으로 협력해온 세계 이통사 힘을 빌려야 버틸 수 있다. 이들까지 구글, 애플에 완전히 넘어간다면 삼성은 다른 스마트폰 경쟁사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신세로 전락한다. 삼성은 마케팅부터 콘텐츠 플랫폼까지 세계 이통사와의 협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 기술 전문업체, 콘텐츠업체 등 협력도 한층 다각화하고 심화해야 한다. 24일 이재용 부회장과 피터 틸 페이팔 창업자의 만남에서 그 해법을 찾았으면 한다.

무엇보다 삼성은 갤력시S5로 잃은 제품 경쟁력부터 빨리 회복해야 한다. 삼성이 다음 주 열릴 MWC에서 전략 신제품인 갤럭시S6를 선보인다. 삼성은 이 제품을 시작으로 소프트웨어와 디자인 경쟁력을 한층 높여야 한다.

삼성 스마트폰이 몰락하면 이 회사뿐만 아니라 후방산업을 비롯한 국내 모바일 산업 전체가 힘들어진다. 삼성은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책무를 인식하고 분위기 반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