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인터넷망사업자, 사용자 트래픽 속도 조절 못한다

FCC, 올여름 시행될 듯 ...인터넷망사업자 줄 소송 예고

인터넷 서비스 공급업자들(인터넷망사업자,ISP)에게 가장 강력한 규제조치인 역사적 ‘망중립성’ 규정이 마침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 FCC)를 통과했다.

FCC는 27일 인터넷통신망사업자들이 자사의 인터넷망을 사용하는 모든 기업 및 이용자들을 인터넷망 상에서(의 트래픽서비스를) 동등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내용의 ‘망중립성’강화 규정을 확정했다. FCC는 이날 찬성 3표, 반대 2표로 이 규정을 통과시켰다.

주요 외신들이 전한 FCC의 망중립성 강화 표결 배경과 향배를 정리해 본다.

■더 이상 인터넷망사업자(ISP)가 고객들이 받아보는 인터넷 서비스속도를 조절 못한다

이 표결에 따라 인터넷 서비스 공급업자(ISP)들은 자사의 망을 사용하는 기업들이나 사용자들에게 자의적으로 전송속도를 빠르게 또는 늦어지게 조절하거나 차단할 수 없게 됐다. 이는 같은 내용의 이른바 `망중립성` 핵심 취지에 미 FCC가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에 따라 ISP들은 향후 자신들에게 더 많은 돈(급행료)를 내는 기업들에게 전송속도를 빠르게 해 주는 이른바 ‘초고속 프리미엄 서비스(fast lane)’도 더 이상 운영할 수 없게 되었다.

물론 이 새로운 규정이 통과되긴 했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인 것은 아니다. 최종 규칙은 수 주 후까지 발표되지 않을 수 있으며, 수 개 월 동안 규정 검토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 여름이나 되어야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표결이 나오기까지 FCC는 전화통신 산업의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1996년 전기통신 법과 같은 ‘열린 인터넷’규칙을 실시해 왔었다. 그러나 연방상소법원이 이를 기각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소비자 지지단체들이 1934년 통신법 타이틀Ⅱ을 적용할 것을 촉구하면서 규정 변경을 검토해 왔다.

실제로 그동안 톰 휠러 FCC의장은 인터넷 망 중립성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중요한 세 가지 목표와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 내용은 "인터넷 서비스 공급업자들이 미국 법을 준수하는 웹사이트에 대한 트래픽 차단을 금지한다. 상업용 서비스의 트래픽 속도를 늦추는 관행 즉 ‘속도조절’을 금지한다. ‘초고속 프리미엄 서비스(fast lane)’ 창출을 방지한다"는 등의 내용으로 요약된다.

당연히 민주당의 망중립성 찬성 노선에 따라 이미 통과가 점쳐졌던 이번 결정에 앞서 당연파을 앞두고 1년 여 간 케이블 및 통신업자들과 인터넷 신생기업들을 비롯한 망중립성 지지자들 간에 치열한 로비전 등 힘겨루기가 있었다.

톰 휠러 미 FCC위원장은 27일 워싱턴에서 열린 망중립성 청문회에서 망중립성을 강화하는 표결을 실시했고 그의 핵심 공약이기도 한 이 정책안이 그대로 통과됐다. 사진=FCC
톰 휠러 미 FCC위원장은 27일 워싱턴에서 열린 망중립성 청문회에서 망중립성을 강화하는 표결을 실시했고 그의 핵심 공약이기도 한 이 정책안이 그대로 통과됐다. 사진=FCC

■치열한 찬반 논쟁...인터넷 망사업자들의 줄 소송 예고

이번 결정은 향후 인터넷통신망 확충을 위해 엄청난 자금을 쏟아 부어 온 인터넷망사업자(ISP)와 이 망을 이용하는 넷플릭스,트위터 같은 망사용 기업들 간에 줄 소송을 예고하고 있다.

공화당 출신인 마이클 포웰 전 FCC 의장은 “소비자들은 이번 결정에 따라서 즉각적으로 새로운 세금과 증가된 비용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톰 휠러FCC 위원장은 이 투표에 앞서 “인터넷은 너무나 중요해서 서비스 공급업자들이 자의적으로 서비스 제공 규칙을 만들게 할 수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휠러는 또 “FCC가 인터넷을 규제하려는 비밀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은 ‘말도 안된다”며 “미국 헌법 수정 제1조(언론・종교・집회의 자유를 정한 조항) 가 자유로운 연설을 규제하려는 계획이 아닌 것처럼 이번 규정도 인터넷을 규제하려는 계획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FCC의 새 규정은 망 사업을 전통적인 전화서비스보다 더 강력하게 규제되어야 할 ‘전기통신 서비스’로 재분류했다. 이는 소비자와 경쟁자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가 공정하고 합리적이도록 보장하기 위해 FCC에 컴캐스트,버라이즌 같은 인터넷통신망 서비스 공급업자와 넷플릭스,트위터 같은 콘텐츠 회사들 사이에 다양한 형태의 거래를 감시할 권한을 부여한다.

새로운 망중립성 규정은 소비자와 경쟁자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가 공정하고 합리적이도록 보장하기 위해 FCC에 컴캐스트와 같은 망 공급업자와 넷플릭스와 같은 콘텐트 회사들 사이에 다양한 형태의 거래를 감시할 권한을 부여한다. 새 규정은 서비스업체들의 통제에 반대해온 트위터 사용자들에 의해서도 환영을 받았다. 하지만 대표적 망사업자(ISP)컴캐스트나 이통사 버라이즌 등은 이에 반대하며 소송할 태세다. 사진은 컴캐스트의 건물. 사진=위키피디아
새로운 망중립성 규정은 소비자와 경쟁자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가 공정하고 합리적이도록 보장하기 위해 FCC에 컴캐스트와 같은 망 공급업자와 넷플릭스와 같은 콘텐트 회사들 사이에 다양한 형태의 거래를 감시할 권한을 부여한다. 새 규정은 서비스업체들의 통제에 반대해온 트위터 사용자들에 의해서도 환영을 받았다. 하지만 대표적 망사업자(ISP)컴캐스트나 이통사 버라이즌 등은 이에 반대하며 소송할 태세다. 사진은 컴캐스트의 건물. 사진=위키피디아

■망중립성은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FCC는 광대역 접속을 ‘타이틀Ⅱ 하에서 정보통신 서비스’로 재분류할지에 대해 투표할 것이다. 간단히 말해 FCC는 인터넷 공급업자들의 광대역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보다 많은 규제권을 갖기 위해 광대역 서비스를 ‘공공서비스’로 재분류하기를 원했다.

-인터넷망 서비스 공급업자들이 인터넷 사용요금을 올릴까?

▶그렇다고 말하기엔 아직 이르다. 톰 휠러 FCC의장은 FCC가 서비스요율을 설정하도록 하는 제안을 실행하도록 제시하지 않았고 인터넷 망서비스공급업자들은 여전히 가격책정의 융통성을 가져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에서 망중립성 통과는 스마트폰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FCC의 규정이 승인된다면 무선통신사들도 타이틀Ⅱ의 규제를 받게 될 것이다. 비디오 서비스는 이용 요금을 제공하지 않는 등의 이유로 차단되거나 속도가 늦춰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 제안은 또한 모바일이나 인터넷 애플리케이션에도 적용된다. 미국 통신업자들인 버라이존, AT&T, T-모바일 등은 소프트카드라 불리는 모바일 지불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며 애플페이같은 경쟁력있는 전자결제 앱에 대한 접속 차단도 금지될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

▶어떤 일을 구체화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ISP망을 사용하는 넷플릭스는 더이상 고객들에에 느린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며, ISP들은 망이나 초고속 광섬유 케이블에 대한 투자를 멈추지도 않을 것이다.

넷플릭스,트위터 처럼 인터넷 망사업자의 기존 통신망을 이용하는 기업들은 이번 FCC의 조치에 대해 대환영 입장이다. 하지만 컴캐스트, 버라이즌 등 대형 인터넷망서비스사업자들의 소송이 예고되고 있다. 사진=위키피디아
넷플릭스,트위터 처럼 인터넷 망사업자의 기존 통신망을 이용하는 기업들은 이번 FCC의 조치에 대해 대환영 입장이다. 하지만 컴캐스트, 버라이즌 등 대형 인터넷망서비스사업자들의 소송이 예고되고 있다. 사진=위키피디아

■ 망중립성에 대한 반대주장은 정말 사실일까?

-주장=오바마 대통령의 계획은 정부가 인터넷을 통제하려는 엄청난 정책변화로 기록될 것이다(공화당 FCC 위원 아짓 파이)

▶사실=이번 결정이 정책변화인 것은 맞다. 하지만 FCC는 인터넷 콘텐츠를 규제하는, 또는 웹사이트 접속을 통제하려는 제안도 하지 않았다. 문제는 인터넷 서비스를 규제하고 그럼으로써 서비스 공급업자들이 재정적 이익을 위해 웹 트래픽을 차단하거나 느리게 하는 것을 막으려는 방법이다.

FCC는 행정부로부터 독립된 기관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보다 강력한 규제를 실행하도록 압력을 행사해오고 FCC를 이끌도록 휠러를 임명했지만, 이것이 대통령의 공식 요청은 아니다.

-주장=‘휠러 FCC의장은 정부의 개입과 규제를 받지 않은 채 전례없을 정도로 번창해 온 인터넷 혁신, 투자 및 일자리 창출을 무시했다’(공화당 봅 라타 의원,하원 에너지상업위원회 위원)

망중립성 반대론자인 아짓 파이 공화당 의원은 오바마 정부가 인터넷을 규제하려 든다고 주장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개정된 통신정책 문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아짓 파이 의원트위터
망중립성 반대론자인 아짓 파이 공화당 의원은 오바마 정부가 인터넷을 규제하려 든다고 주장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개정된 통신정책 문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아짓 파이 의원트위터

▶인터넷 업계가 번창했고 다른 산업과 비교해서 별달리 규제를 받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기하급수적 성장이 인터넷 서비스 공급업자들이 웹 트래픽을 차별하지 않을 것임을 동의해 온 체제 하에서 이뤄진 것도 사실이다.

ISP들은 FCC가 ‘열린 인터넷 정책’을 채택했던 2010년 말 이래 여러 해 동안 규제 위협 하에서 운영을 했다. 이 규칙은 연방법원이 이 정책을 기각한 2014년 초까지 유효했다. 따라서 정부의 규제가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주장=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규정을 평가하지 않았다’.(톰 휠러 FCC 의장)

▶사실: 휠러의 계획 하에서 인터넷 서비스공급업자들은 사전에 FCC에 의해 승인된 평가를 받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규정은 만약 공급업자들이 부과한 비용이 ‘불공정하거나 불합리하다면’ FCC가 이에 개입할 수 있게 허가할 것이다. 이 법은 또 FCC가 소비자 불평을 조사하도록 허가한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바가지 요금에 대해 클레임을 제기할 수 있고 FCC는 이에 개입할 수 있다. 모바일 음성 서비스도 여러 해 동안 유사한 규정을 적용받아왔으며, FCC는 결코 공급업자들의 가격정책을 규정한 적이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주장=‘무 관세 혹은 무 세금’(톰 휠러 FCC의장)

▶사실=휠러의 계획은 새로운 요금이나 세금을 부과하지 않을 것이다. 인터넷 과세 유예법은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과세를 금지하며 그리고 FCC가 타이틀 Ⅱ 하에서 정보통신 서비스로 인터넷을 재분류할지라도 이 법은 여전히 적용되어야 한다. 휠러가 언급하지 않은 것은 세금 부과 금지가 다시 10월에 종료된다는 점이다. 의회가 항구적인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는다면 조세수입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정부들이 이러한 임시 구제법안을 폐기할 가능성이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국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