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일본서 일낸 LS산전 태양광

일본 도쿄에서 북쪽으로 약 120㎞ 떨어진 이바라키현 미토 뉴타운 메가솔라 파크. 도쿄 중심부에서 차로 한 시간을 넘게 달리자 넓게 펼쳐진 발전소가 눈에 들어왔다. 40㎿ 규모로 지금까지 일본에 건설된 태양광 발전소 중 최대 규모다. 끝없이 펼쳐진 검푸른 태양광 모듈은 마치 바다를 연상케 했다. 부지면적 50만㎡, 사용한 태양광 모듈 15만6840장, 1만5000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시설이다.

이달부터 운영에 들어가는 일본 미토뉴타운 메가솔라파크 전경.
이달부터 운영에 들어가는 일본 미토뉴타운 메가솔라파크 전경.

초대형 프로젝트의 시작은 우연에 가까웠다. 당초 예정보다 뉴타운 개발 규모가 줄어들면서 부지가 남게 되자 일본 신재생 투자 기업인 JRE가 태양광 발전소로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 프로젝트가 관심을 받는 이유는 국내 기업인 LS산전이 태양광 모듈 전량을 비롯해 전력 관련 시설을 공급했기 때문이다. JRE는 프로젝트 규모를 고려해 가격과 품질을 동시에 만족하는 곳을 물색했고 LS산전을 낙점했다.

일본 태양광 발전 업계 최초로 환형개폐장치를(RMU)도입한 것도 특징이다. LS산전이 공급한 RMU는 가정집 두꺼비집 역할을 하는 장치로 지금까지는 풍력발전기에만 적용돼 왔다. 기존 태양광 발전소는 일부 이상이 생겨도 이를 보수하기 위해 발전소 전체나 넓은 부위에 걸쳐 운전을 멈춰야 했지만 RMU는 가동 중단 부위를 최소화 할 수 있다. 건설 당시에는 불필요한 설비와 자재를 줄여 비용을 크게 절감했다. 당초 발전소 설치단가는 ㎾당 27만엔으로 책정됐지만 RMU 도입으로 ㎾당 25만엔까지 낮아졌다.

발전소를 둘러본 뒤 관제실로 이동하자 JRE의 타다시 이부스키 이사가 우리를 맞았다. 그는 발전소 운영 및 관리자로 RMU 도입 주역이다. 이후 LS산전과 머릴 맞대고 발전소 설계에 직접 참여했다. 그는 RMU의 장점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이부스키 이사는 “RMU 도입으로 발전소 운영 안정성이 크게 상승했고 이로 인해 발전 손실이 크게 줄었다”면서 “유지보수가 편해지고 빈도가 줄면서 경제성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어 “발전소 건설시 전선 등 자재가 적게 들어가고 안정성도 크게 상승하는 등 장점이 충분하다”며 “이 방식으로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하는 것이 발전사업자에 큰 이득을 줄 수 있다”고 자신했다.

LS산전은 미토 뉴타운 메가솔라 파크 사업을 발판삼아 일본 태양광 시장에서 제2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회사는 2012년 태양광 사업 부문에서 매출 1500억원을 기록하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13년 1750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지난해 2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대 일본 시장은 비중은 70%에 육박한다. 태양전지 등 공급과잉이 심한 사업은 피하고 발전소 구축에 필요한 전력설비를 일괄 공급한 전략이 성공한 결과다.

LS산전 태양광 사업부 고위 관계자는 “태양전지·모듈 등 단순 제품 공급에 국한하지 않고 전력생산, 송배전, 저장, 모니터링을 아우르는 스마트그리드 제품군으로 영업 콘셉트를 전환하고 있다”며 “이제 단순히 일부 제품만 판매해 일본 시장을 공략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도쿄(일본)=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