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기본에 충실한 TV 리모컨’이 올해 화두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직관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터치패드 대신 물리버튼을 잇달아 적용한 리모컨을 내놨다. 최신기술에 아날로그 시절 감성을 입혀 시청자 편의성을 높였다. 이 같은 변화에는 일방적인 최신기술 적용보다 시청자 친숙성을 우선시 한 TV 제조사 전략 선회가 작용했다.
삼성과 LG가 스마트TV를 잇달아 내놓던 2000년대 후반에는 기능 증가로 물리버튼이 50개에 육박했다. 이 때문에 이후 개발자들의 이슈는 ‘간결함’으로 귀결됐다. 이는 버튼 수를 줄인 ‘터치’ 방식 도입의 계기가 됐고, 리모컨을 스마트폰 앱으로 활용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내 터치에 익숙지 않은 노년층 등에서 불편함을 호소하며 터치에 대한 회의론이 일었다. 스마트폰 앱 다운로드도 수백만건에 불과해 양 사가 터치 비율을 대폭 줄이며 변화를 시도하는 계기가 됐다.
2015년형 TV 리모컨은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한 산물이다. 동작인식 등 스마트 TV OS 사용자환경(UX) 발전에 따라 버튼 수를 20~30개 내외로 줄이면서도 촉감을 통한 직관적 사용환경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슈퍼울트라HD 등 2015년형 TV 리모컨 ‘매직리모컨’ 크기를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키웠다. 완만하고 두툼한 타원형으로 곡선미를 살렸다. 특징은 복잡한 버튼을 단순화시켰다는 점. 지난해와 달리 0에서 9까지의 10개 숫자 키를 되살렸고 채널, 음량 등 기본기능은 물론 셋톱박스 전원, 외부입력 선택 등 시청자가 자주 사용하는 기능도 넣었다. 버튼 개수는 지난해 16개보다 2배 이상 증가한 33개로 늘었다.
이는 일반리모컨과 매직리모컨의 물리버튼, 동작인식을 묶어 스마트 TV 운용체계 ‘웹OS’의 직관성을 계승한 전략이다. 이철수 LG전자 TV 스마트상품기획팀 부장은 “남녀노소 누구나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설계했다”며 “물리적 버튼을 늘려 사용 환경을 대폭 개선하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공간 중시 디자인도 돋보인다. 리모컨 하단 면을 평면으로 마감해 어디서나 리모컨을 세워 보관할 수 있다. 지난해 전용 케이스에 꽂았던 것과 다른 점이다. 리모컨을 누였을 경우 사용자 모르게 이리저리 굴러다닐 염려도 해소했다.
지난 2년 간 터치패드 방식을 입혔던 삼성전자도 올해 자사 리모컨 ‘스마트 컨트롤’에 물리버튼을 대폭 늘렸다. 누르는 직관성은 타이젠 OS의 직관적 DNA와 궤를 같이했다. 둥근 형태였던 전작보다 크기를 키우고 사각 형태로 디자인해 친숙함을 더했다. 볼록한 곡면으로 디자인해 커브드 TV 몰입감을 강조하는 삼성 TV만의 상징성을 계승했다.
한 TV 제조사 관계자는 “TV 리모컨의 이 같은 변화는 소프트웨어(SW) 방식 셋톱박스 구현, 애플리케이션(앱) 이용 스마트홈 허브 등을 TV에 넣어야하는 환경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일체 허브형 TV 환경에서는 리모컨의 ‘직관성 강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 삼성전자 스마트컨트롤 변천
2012년
2013년
2014년
※ LG전자 매직리모컨 변천
2012년
2013년
2014년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