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기업들, 러시아 나설 때 됐다?

글로벌 IT기업이 향후 성장 동력으로 러시아에 진출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치적 불안정이나 루블화 급락 등 제반 환경 탓에 외면 받아왔던 러시아가 차기 시장으로 주목된다고 테크크런치가 2일 보도했다. 지금이 러시아 시장에 진출해야 할 적기라는 주장이다.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온라인 마케팅 비용은 6개월 전의 절반가량에 불과하다. 대다수의 러시아 업체들이 광고비를 줄이는 추세라 별다른 경쟁 없이 시장에 진입하기 수월하다는 평가다.

현지 기업들이 30%정도의 인력 감축을 진행하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유능한 IT 개발자들을 고용할 수 있는 폭도 넓어졌다. 연간 1만8000~2만5000달러 정도면 고급 인력을 채용할 수 있다.

이미 미국 최대 차량 공유 업체 리프트(Lyft)는 스톡옵션, 재배치 등 각종 혜택을 제시하며 현지 인력 헤드헌팅 작업에 나섰다.

성장 가능성도 높다. 러시아의 총 인구는 1억5000만명정도로, 인터넷 보급률은 지난해 기준 평균 57%정도다. 모스크바는 74%, 상트페테르부르크는 69%로 도심 지역 외에서 최근 급증하고 있다. 외신은 모바일을 통한 인터넷 접속이 늘면서 2년 뒤엔 거의 1억2000만여명이 인터넷을 사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 IT 스타트업들의 실적도 좋지 않다. 매출과 투자가 모두 감소하면서 이들 기업의 구매력은 3월 한달만 75%정도 떨어질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파산이나 인수합병(M&A) 등에 놓일 가능성이 커진다. 글로벌 기업에겐 시장 진입 기회는 물론 현지화 등 사업 전략을 짜는데 유리한 셈이다.

실제 러시아 국영 이동통신 업체 로스텔레콤은 1년여 전 검색엔진 ‘스푸트닉(Sputnik)’을 내놨다. 스푸트닉엔 연간 2000억달러의 비용이 들지만 한달 접속자 수가 85만명에 불과하다. 이는 얀덱스(Yandex)의 월 평균 접속자 수 15억만명이나 구글의 현지 접속자 수 64억400만명보다 한참 적은 수치다.

중국 등 다른 신흥국보다 규제 장벽이 낮은 점도 장점으로 꼽혔다. 러시아에서 IT기업이 정치적인 이유로 추방된 사례는 아직 없다. 중국에서처럼 소프트웨어(SW) 검증 등을 받지 않아도 된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