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15]핀테크 MWC를 강타하다

#요리를 하던 주부가 재료가 모자라게 됐다. 이 주부는 별도의 터치 동작 없이 냉장고를 향해 음성으로 해당 재료 이름과 수량을 주문했다. 잠시 후 마트에서 원하는 재료가 배달됐다. 이미 결제까지 끝마친 상태기 때문에 주부는 재료를 받아 요리를 하기만 하면 된다.

몇 년 후 우리 삶에서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모습일지도 모른다.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5’에서 이처럼 ‘IT’와 ‘핀테크’ ‘사물인터넷(IoT)’의 결합으로 달라지는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아직 초기 단계인 핀테크 기술이 다른 기술과 결합해 제공할 수 있는 편리함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핀테크는 금융생활 패턴 변화 상징

이번 MWC에는 글로벌 금융 기업과 해당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참여가 부쩍 늘었다. 마스터카드, HSBC, 스페인 은행 BBVA 등 금융권 최고경영자(CEO)가 기조 연설자로 나섰다.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전시부스에도 금융 기업과 전자결제 업체, 핀테크 관련 솔루션 업체가 대거 참여했다.

플라스틱 카드 중심 금융생활이 점차 모바일, 디지털화되면서 핀테크 열풍이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IoT 기술이 결합하면서 핀테크는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성장 한계에 부딪힌 금융 기업과 통신, 모바일 기업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았다.

MWC 행사장에는 비자카드, 마스터카드 같은 금융 기업뿐만 아니라 젬알토(Gemalto)를 비롯한 스마트카드 전문업체, 결제와 보안 솔루션 전문업체가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들고 나왔다.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카드 업계다. 국내 카드 업계도 출장 인력을 꾸려 MWC 현장을 찾는 등 신사업을 찾기 위한 카드사의 핀테크 애정이 깊어지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브래드 그린 비자카드 디지털개발 부사장은 “휴대폰뿐만 아니라 태블릿, 심지어 차량까지 연동해서 핀테크 기술을 활용하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현재의 플라스틱 카드 사용 패턴이 점차 모바일과 인터넷 쇼핑 중심으로 달라지면서 새롭게 등장한 트렌드가 바로 핀테크”라고 말했다.

◇사물인터넷과 결합해 시너지 극대화

비자카드는 운전자가 운전을 하면서 피자를 주문하고 매장에 도착해 피자를 수령하는 일련의 과정을 전시 부스에서 시연했다. 운전자가 원하는 피자의 종류와 수량을 음성으로 주문하면 결제 프로그램과 카드사 시스템이 연동돼 결제가 이뤄진다. 자동차가 매장에 도착하면 블루투스 센서로 도착을 알리고 피자를 수령하게 된다.

음성인식 기술, 자동차와 중앙 시스템을 연결하는 IoT 기술이 접목된 핀테크 기술이다. 마스터카드도 자동차는 아니지만 자동차 스테레오 시스템에 유사한 주문·결제 기술을 적용, 전시 부스를 찾는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결제뿐만 아니라 보안, 네트워킹 등 전반적인 기술도 같이 선보였다.

스마트폰 기반 핀테크 시장은 점차 규모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6를 발표하면서 동시에 선보인 ‘삼성페이’는 올여름 한국과 미국에서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삼성페이는 별도 전용 단말기가 있어야 결제가 가능한 모바일 결제의 한계를 극복했다. 구글, 애플과 함께 핀테크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마스터카드, 비자카드,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금융 기업과 협력하면서 관련 생태계도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중소기업도 독창적인 모바일 결제 기술을 들고 MWC 현장을 찾았다. 티머니로 잘 알려진 티모넷은 한국관 한편에 자리를 잡고 모바일 결제와 광고, 서비스 앱을 선보였다. 핀테크 스타트업 한국NFC 관계자들도 MWC에서 해외 고객사를 대상으로 국내 핀테크 기술을 알렸다.

그렉 박스터 시티그룹 디지털전략사업 책임은 2일(현지시각) ‘탈금융의 부상:금융서비스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모바일은 금융서비스의 새로운 플랫폼이자 기회”라며 “금융 기업에 세계 시장의 지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