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신형 아반떼에도 DCT 적용… `연비 개선` 가속

현대자동차가 신형 아반떼에 연비를 최대 10% 향상시킬 수 있는 변속기 ‘더블클러치트랜스미션(DCT)’을 전격 적용한다. 현대차는 이 부품 국산화에 성공한 데 이어 브랜드 최다 판매 모델에도 탑재를 결정해 DCT가 ‘2020 연비 향상 로드맵’의 핵심 역할을 한다는 구상이다.

DCT는 수동을 기반으로 한 ‘자동화 수동변속기(AMT)’ 일종으로 동력 전달 효율이 높아 연비 개선 효과가 큰 것이 특징이다. 자동변속기를 DCT로 교체하면 6~10%가량 연비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클러치 한 개를 사용하는 일반 AMT와 달리 클러치 두 개를 사용해 변속 충격을 크게 줄였기 때문에 승차감 저하도 막았다. 다만 고출력 모델에까지 확대 적용하려면 클러치를 건식에서 습식으로 교체하고 내구성도 높이는 것이 과제다.

7단 DCT
7단 DCT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하반기 출시할 6세대 신형 아반떼에 DCT를 적용한다. 현대차는 또 DCT 적용 모델을 최대한 늘리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DCT 탑재 모델이 현재 소형 및 저출력 일부 모델에서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차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현재 판매 중인 아반떼에는 DCT를 적용하고 있지 않지만, AD(아반떼 신차)에는 탑재할 것”이라며 “현재 기술 수준으로도 쏘나타급 출력을 내는 차량에까지 적용이 가능해 향후 적용 모델이 더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 2010년 6단 DCT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2014년 7단 DCT도 독자 개발했다. 특히 변속기 핵심 부품인 클러치와 시프터를 협력사와 함께 국산화한 것이 주효했다. 이를 토대로 벨로스터, i30, 엑센트 등 소형차 위주로 적용을 확대해왔다. 지난달 출시한 i40는 준중형차에 7단 DCT를 적용한 첫 사례였다.

특히 새 적용 모델인 아반떼는 현대차 내수 판매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최다 판매 모델이라는 점에서 DCT 적용이 본격화되는 신호로 풀이된다. 하반기 출시되는 신형 아반떼는 2009년 이후 5년 만의 풀체인지로 기대를 받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00년대 중반에도 내수 차종에 외산 AMT 탑재를 시도했지만 변속 충격에 따른 승차감 저하를 이유로 양산 적용은 미룬 적이 있다. 양산 적용 재개 조건이 ‘자동변속기 수준의 승차감 구현’이었기 때문에 DCT는 현대차 숙원을 풀어준 변속기인 셈이다.

결국 2020년까지 전 차종 평균 연비를 25% 향상하기로 한 ‘2020 연비 향상 로드맵’ 이행에서 DCT가 핵심 역할을 한다는 분석이다. 이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엔진뿐만 아니라 변속기 효율 개선이 필수적인데 그 대안이 DCT라는 의미다.

업계 전문가는 “엔진 효율 개선은 이미 수없이 시도돼 많은 성과가 축적된 상태기 때문에 변속기 효율 개선이 필수”라며 “DCT는 연비뿐만 아니라 다이내믹 주행에도 유리해 고성능차 개발 프로젝트에도 쓰임새가 있다”고 진단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