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6>제품개선을 위한 획기적인 아이디어, 누구한테 얻어야 하나?

▲오늘의 고민

우리 제품 새롭게 바꿔 줄 새로운 눈이 필요하다?

생활용품 제조업체 F사의 대표는 요즘 머리가 복잡하다. 기존 제품을 개선해서 매출을 늘리고 싶은데 뾰족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서다. 직원들에게 의견을 물어봐도 영 신통치가 않다. 늘 제품을 들여다봐서 그런지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놓지 못한다. 누군가가 제품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조언을 해주면 도움이 될 것 같은데, 그런 사람을 어디서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

▲오늘의 성공 스토리

제품 개선에 인사이트 프로바이더(Insight Provider)를 활용한 필립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디자이노베이션’의 저자 로베르토 베르간티는 기존 제품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선 제품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인사이트 프로바이더’를 찾아 조언을 들으라고 한다. 인사이트 프로바이더란 해당 제품 개발자와는 다른 영역에 있는 전문가로서,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제품의 문제를 보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이들은 회사 외부와 내부 모두에 존재한다. 먼저 회사 외부의 인사이트 프로바이더는 우리 기업과는 다른 분야의 비즈니스를 하지만 같은 고객군을 가진 사람들이다. 회사 내부의 인사이트 프로바이더는 우리 기업 내 직원이지만 개선하려는 제품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다.

이 두 부류의 인사이트 프로바이더들을 활용해 제품 개선뿐 아니라 신개념의 서비스까지 만든 회사가 있다. 바로 글로벌 전자제품 업체 필립스(Philips)다. 필립스는 CT, MRI와 같은 의료용 영상 기기 제품들을 어떻게 개선할까 고민하던 중 생각지도 못한 사용자의 불편을 발견했다. 촬영 순간, 환자가 몸을 움직여 다시 찍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어린이 환자를 찍을 때 재촬영 빈도가 높았고, 그로 인해 촬영시간도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필립스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고심하다가 새로운 시각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던져 줄 인사이트 프로바이더를 찾아 나섰다.

먼저, 회사 외부에서 찾기 시작했다. 자신들과 다른 분야에 있지만 같은 고객군을 가진 사람이 누굴까 찾은 것이다. 필립스는 외부 인사이트 프로바이더로 뉴욕 병원에 있는 케네스 고핑클이라는 의사를 데려왔다. 그리고 그에게 CT나 MRI 촬영 중 아이들의 심리상태가 어떤지 짚어보게 했다. 그랬더니 그는 어린 아이들이 이미 촬영하기 전부터 두려움을 느낀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대기실에서 풍기는 병원의 삭막한 분위기도 문제였지만, 특히 여기서 마취 주사까지 놓으니 아이들에겐 그야말로 공포의 대기실이었던 것이다.

그 다음, 필립스는 회사 내부 인사이트 프로바이더를 찾았다. 필립스 직원이지만 의료 기기 제품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이었는데, 그는 바로 디자인과 환경 분석을 전공한 사친 베헤르라는 직원이었다. 그는 의료 기기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그 외의 공간 구조를 바꿔보라는 제안을 했다. 일단, 환자가 촬영 전에 가는 마취실과 기기가 있는 촬영실 그리고 상담실을 각각 따로 만들라고 조언했다. 그리고 이 공간을 최대한 편안한 분위기로 조성하면 환자들이 안정감을 느낄 것이라 말했다.

이후 필립스는 내외부 인사이트 프로바이더들의 의견들을 통합해 ‘편안한 의료 서비스(Ambient Experience Healthcare, AEH)라는 것을 개발했는데, 그 구체적은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선 아이들이 촬영 전 머무르는 대기실과 마취실을 따로 구분했다. 그리고 대기실에는 아이들이 갖고 놀 수 있는 장난감 촬영기기를 설치했다. 여기에 인형을 넣으면 인형 몸 속이 촬영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이는 실제 CT나 MRI 촬영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인형으로 대신 보여줘서 기기에 대한 아이들의 두려움을 줄여준다. 그리고 촬영실 천장에 TV를 걸어 애니메이션 영상이 나오게 했다. 기기 안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그려 넣었다. 여기에 혼자 들어가야 하는 아이들이 겁을 먹지 않고 친숙함을 느낄 수 있게 배려한 것이다.

결과는 어땠을까? 두려움에 떨면서 촬영을 거부하는 어린이 환자 수가 확 줄었다. 덕분에 CT 촬영에 걸리는 시간은 약 20% 감소했고, 3세 미만 아동이 CT 촬영을 위해 진정제를 투여하는 사례도 무려 40%나 줄었다. 불필요한 시간이 줄어드니 같은 시간 동안 볼 수 있는 환자 수도 확 늘었다. 필립스는 이 서비스를 전 세계 260여개 병원에 제공해 매출을 두둑이 챙겼다.

▲오늘의 아이디어

혹시 당신의 회사에서도 기존제품을 개선하려고 고군분투 중인가? 그렇다면 필립스처럼 외부와 내부에서 인사이트 프로바이더를 찾아보자. 기존제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게 만드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될 것이다.

정리=진동옥 IGM 글로벌 비즈킷 컨텐츠제작본부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