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삼성의 힘

서형석 전자자동차산업부 기자
서형석 전자자동차산업부 기자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은 ‘삼성전자역’이다. 하루 22만명이 승·하차하는 ‘명당’의 광고가 삼성전자로 뒤덮였기 때문이다. ‘롯데역’으로 불리는 잠실역과 마찬가지다. 8번 출구에 삼성타운이 있기도 하지만 비싼 광고를 집행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업이다.

이곳에 요즘 화제인 배터리팩 ‘배터리 프렌즈(배프)’ 캐릭터 광고가 시선을 모은다. 삼성전자 S아카데미 마케팅 일환으로 레서판다와 사막여우 캐릭터가 걸렸다. 주요 방송과 신문, 인터넷 포털 첫 화면 등 목 좋은 곳에는 배프가 있다.

배프의 멸종위기 야생동물 그래픽을 만든 ‘아빠’의 심정이 궁금했다. 김남성 성실화랑 대표는 2011년 야생동물을 살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일러스트에 나선 때를 회상하며 “자식들을 좋고 넓은 집으로 시집보낸 기분”이라고 말했다. 열 평 남짓한 사무실에 직원 세 명의 작은 회사가 그린 그래픽이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고 사랑을 받을 줄은 몰랐다.

‘삼성의 힘’이다. 삼성은 여전히 연 매출 200조원을 넘는 국내 유일 기업이다. 임금동결 소식에 소비심리가 출렁이고 투자 소식에 주가가 오른다. 누구나 SSAT에 응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다가오면서 구직 현장의 긴장감도 고조된다. 채용규모 축소설과 함께 “삼성이 줄일 정도로 불경기”라는 말이 나온다.

삼성 야심작 ‘갤럭시S6’가 나왔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제품 개발과정에서) 시행착오 속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고위 관계자는 “매우 절박했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하는 각오였다”고 덧붙였다. 세상은 무선충전, 삼성페이 등 삼성이 쏟아부은 힘의 결정체를 두고 환호로 답했다.

삼성에는 많은 능력이 있다. 그리고 그 능력을 어떻게 쓰는지에 따라 삼성의 미래는 여러 모습으로 펼쳐질 것이다. 어떤 방향으로든 세상을 변화시키는 삼성의 힘에 많은 이들이 움직이기에 책임감도 크다. 다만, 그 방향이 모두의 행복한 미래로 향하는 건 오늘 이 시간, 세계 곳곳에서 삼성을 움직이는 삼성인 손에 달려 있다. 모두가 삼성의 힘에 주목하는 이유다.

서형석 전자자동차산업부 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