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온가속기 핵심장비 `초전도 가속관` 국산화 성공…세계 8번째

우리나라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핵심시설인 중이온가속기에 사용될 ‘초전도 가속관’ 국산화에 성공했다. 미국, 독일, 일본, 중국 등에 이어 세계 8번째 초전도 가속관 제작 기술 확보다. 이번 개발로 중이온가속기 구축비용을 약 400억원 절감하고 국내 업체의 해외 진출도 기대된다.

중이온가속기 핵심장비 `초전도 가속관` 국산화 성공…세계 8번째

기초과학연구원(IBS) 중이온가속기 건설구축사업단(단장 정순찬)은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핵심 장치인 초전도가속관을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하고 캐나다 국립입자핵물리연구소(TRIUMF) 성능시험을 최종 통과했다고 5일 밝혔다.

초전도 가속관은 전기에너지를 활용해 중이온을 빛의 속도(약 30만㎞/s)에 가깝도록 가속시키는 원통형 진공관이다. 초전도체인 나이오븀(Nb)으로 만들어져 절대온도 0도(-273.15℃)에서 전기저항이 ‘0’이 되는 초전도 현상을 일으키는 중이온가속기 핵심 장치다.

이번에 제작한 초전도 가속관은 중이온가속기에 설치되는 3개 타입의 가속기 중 저에너지 초전도선형가속기(SCL1)에 쓰이며 사업단이 설계하고 국내 중소기업이 시제품을 제작했다.

이 초전도 가속관은 밴쿠버에 위치한 TRIUMF에서 실시한 국제 성능시험에서 가속관 성능을 가늠하는 척도인 가속관 전기저항이 아주 낮게 도출됐고, 가속도를 가늠하는 전기장 세기는 자체설계기준 대비 1.6배를 달성했다.

정순찬 단장은 “국산화에 성공한 초전도 가속관 제작비가 해외 제작대비 절반밖에 안 돼 중이온가속기 구축비용을 400억원 절감할 수 있다”면서 “비용절감 효과뿐만 아니라 유럽과 일본 등에서 추진하는 차세대 대형가속기 구축사업에 국내 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도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 단장은 “연말까지 나머지 2개 타입(HWR/SSR)의 가속관뿐만 아니라 저온유지모듈, 고온초전도자석 등 핵심장치들에 대한 국내 개발·제작을 추진해 국산화율 65% 이상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