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물없는 곳에서도 살 수 있다"

코넬대, 타이탄 메탄환경서 사는 생명체 제시

외계생명체는 물이 없는 곳에서도 생존할 수 있을까? 좀더 구체적으로 토성의 달 타이탄에서는 생명체가 살 수 있을까?

일부 과학자들은 물없이 메탄으로만 구성된 토성의 가장 큰 달(위성) 타이탄 크기가 지구와 가장 비슷해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한 곳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이 천체는 물을 품은 지구와 달리 메탄으로 구성돼 있어 생명체 거주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켜 왔다.

미 코넬대 과학자들이 이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 결론은 “가능하다”였다.

사이언스어드벤스, 코넬대크로니클은 지난 달 27일자에서 이 대학 과학자들이 메탄으로 된 타이탄에서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이론, 그리고 이에따른 생명체 모델을 함께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메탄의 바다에 생명체 살 수 있다.”

최근 수년간 지구가 아닌 지구형 행성에서 생명체가 살 수 있을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한 수많은 연구가 진행돼 왔다.

지구(오른쪽)와 달(왼쪽위),   그리고 토성의 달 타이탄의 모습. 사진=나사
지구(오른쪽)와 달(왼쪽위), 그리고 토성의 달 타이탄의 모습. 사진=나사

코넬대 과학자들은 우리가 아는 어떤 세계, 특히 토성의 달 타이탄이 메탄에 기반한 생명체를 품을 수도 있다는 이론과 실험결과를 제시했다.

타이탄의 바다는 물이 아닌 액체 메탄으로 돼 있다. 이들 과학자는 산소가 없는 이 메탄의 바다에 생명체가 살 수 있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증명했다.

이들 연구결과는 놀랍게도 우주의 생명체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도 더 많은 장소에 풍부하게 있다는 점을 제시해 주고 있다.

이들은 아조토솜(azotosome)으로 불리는 새로운 생명체를 제시했다. 이 생명체는 물이 아닌 작은 유기질소 복합물로 구성돼 있으며 섭씨 영하 180도인 액체 메탄의 바다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 지구에서는 이와 유사한 환경에서 살수 있는 어떤 생명체도 알려진 바 없다.

이 연구보고서 제1저자인 제임스 스티븐슨 코넬대 대학원생은 “우리의 성과는 우리가 몰랐던 생명체에 대한 최초의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해 준다”고 말했다.

지구상의 생명체는 물을 투과시키며 모든 세포의 유기물을 포함하고 있는 리포솜이라고 불리는 지방질 생체막을 가지고 있다.

코넬대 연구팀이 제시한 아조토솜은 유기질소로 이뤄졌으며 섭씨 영하 180도인 액체 메탄의 바다인 토성의 달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 사진=제임스 스티븐슨/코넬대
코넬대 연구팀이 제시한 아조토솜은 유기질소로 이뤄졌으며 섭씨 영하 180도인 액체 메탄의 바다인 토성의 달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 사진=제임스 스티븐슨/코넬대
토성의 달 타이탄의 북극에서 보이는 메탄으로 된 구름. 타이탄의 바다역시 차가운 액체 메탄으로 돼 있다. 사진=나사
토성의 달 타이탄의 북극에서 보이는 메탄으로 된 구름. 타이탄의 바다역시 차가운 액체 메탄으로 돼 있다. 사진=나사
토성을 도는 달들. 붉은 궤도가 토성의 가장 큰 달인 타이탄의 궤도다.  사진=나사
토성을 도는 달들. 붉은 궤도가 토성의 가장 큰 달인 타이탄의 궤도다. 사진=나사

■우주엔 생각보다 더 많은 곳에 생명체 풍부하게 존재

우주학자들은 지구 상의 생명체가 물 없이 살 수 없는 점을 감안, 그동안 다른 태양계 가운데에서도 액체가 존재하는 거주가능한 지역(habitable zones), 즉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지도 않은 행성에서만 외계 생명체의 가능성을 찾아왔다.

하지만 코넬대 과학자들의 연구결과처럼 세포가 물이 아닌 메탄에 기반을 둘 수 있다면 이들은 훨씬더 차가운 기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게 된다. 메탄은 물보다 훨씬 더 낮은 온도에서 녹기 때문이다.

코넬대 연구팀이 제안한 이 이론상의 생명체 아조토솜은 질소,탄소,수소분자로 만들어진다. 이들은 모두 타이탄의 극저온 바다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원소다.

그럼에도 이들은 실험결과 지구의 생명체와 비교했을 때와 똑같은 안정성과 유연성을 보여주었다.

이들 과학자는 이 생명체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들 세포들도 분해작용을 방해하는 아크릴로니트릴이라는 합성체를 사용한다고 상상했다.

아크릴로니트릴이란 화합물은 무색,무독성인 액체 유기합성체로서 지구에서는 열섬유와 아크릴섬유를 만드는데 사용된다. 그런데 이 합성체는 타이탄의 대기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화공학자 폴레트 클랜시박사는 다음 번 연구에서는 이들 세포가 메탄으로 된 환경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시험해 보여 줄 계획이다.

그는 이들 유기화합물이 어떻게 산소없는 메탄으로 된 세포에서 재생산(생식)하고 신진대사를 하는지를 보여주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메탄의 바다에서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찾아낸 제임스스티븐슨 왼쪽부터, 우주학자 조너선 루니, 화학엔지니어 폴렛 클랜시가 카시니호가 촬영한 토성과 자신들이 이론에 의거해 만들어낸 아조토솜 모델을 들고 있다. 사진=코넬대크로니클
메탄의 바다에서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찾아낸 제임스스티븐슨 왼쪽부터, 우주학자 조너선 루니, 화학엔지니어 폴렛 클랜시가 카시니호가 촬영한 토성과 자신들이 이론에 의거해 만들어낸 아조토솜 모델을 들고 있다. 사진=코넬대크로니클
메탄으로 구성된 타이탄 북극의 구름(왼쪽)과 물로 구성된 지구 북극의 구름이 대비된다. 사진=나사
메탄으로 구성된 타이탄 북극의 구름(왼쪽)과 물로 구성된 지구 북극의 구름이 대비된다. 사진=나사

■메탄으로 된 환경뿐만이 아니다

지난 해 11월 행해진 연구결과 외계생명체가 물이 아닌‘초임계(supercritical)’이산화탄소로 알려진 이국적인 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행성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런 형태의 이산화탄소는 액체와 가스가 자신들의 온도에 이르고 임계압력에 달했을 때 액체와 가스특징을 동시에 갖는 초임계액체를 만들게 된다.

이산화탄소는 온도가 305켈빈온도(섭씨32도)가 되면 초임계상태가 된다. 그리고 압력은 해수면의 표준대기 압력인 72.9 아래로 떨어진다.

이산화탄소는 지구에서 드라이클리닝 세탁이나 의료장비 살균같은 용도로 점점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워싱턴주립대 우주생물학자들은 이산화탄소 또한 생명체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보고서 공동저자인 슐츠 마쿠흐교수와 그의 팀은 이산화탄소에 들어있는 효소와 물속에 들어있는 효소를 비교했다. 그 결과 초임계이산화탄소 속에 있는 효소가 보다 안정된 모습을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