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칼럼]자율주행차 연구개발 집중 투자를

[자동차칼럼]자율주행차 연구개발 집중 투자를

산업통상자원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24일 미래성장동력-산업엔진 종합실천계획 발표회를 개최했다. 발표회는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가 될 핵심 전략산업과 미래성장동력을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고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한 이후 마련한 실행계획을 전 국민에게 알리는 자리였다. 이 중 주력산업의 대표주자로 자율주행 자동차(스마트자동차)가 포함돼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우리나라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산업부가 13대 산업엔진 중 하나로 선정했다. 또 미래부, 국토부와 공동으로 추진단을 구성해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 개발을 위한 범부처 협력체계도 구축했다. 추진단을 중심으로 부처별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상세 이행계획을 수립하는 등 부처 간 벽을 넘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국가적 공동 목표를 한마음으로 추진하고 있다. 참으로 바람직한 일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 선점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해 미래를 이끌 새로운 산업 기술 34개를 선정하고, 그 중에 자율주행자동차를 포함시켰다. 특히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을 책임자로 정해 국가적인 차원에서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도 향후 자국의 경제 및 산업 경쟁력에 중요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전략적 이노베이션 창조프로그램(SIP)’에 10개 과제를 선정했다. 이 중 하나로 자율주행 시스템 기술을 선정하고 2020년에는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과 보급을 목표로 하는 등 국가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미국은 1991년에 AHS(Auotmated Highway System) 프로젝트를 시작해 1997년에는 대규모 자동 운전을 시범 운행했다. 또 미국 국방부의 무인차 경진대회를 통해 확보된 기술을 기반으로 2010년도에는 구글이 자율주행 자동차를 공개했다. 네바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면허를 발급해 자율주행차의 일반도로 실증평가 길을 터줬다.

유럽은 2008년 HAVit 프로젝트를 통해 부분 자율주행 기술과 운전자와 차량 간 상호작용에 관한 연구를 수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3년 메르세데스-벤츠는 100㎞ 자율주행에 성공했다. 특히 올해 초 아우디는 자율주행이 가능한 A7 모델을 기반으로 스탠퍼드대가 있는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에서 라스베이거스까지 900㎞를 운전자 도움 없이 달려 가장 앞선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였다. 이 차는 차량 스스로 가속 및 제동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차선 변경과 추월도 가능하고, 일반 자동차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상용화가 가능한 센서를 활용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은 지금까지 자동차 기술과 다른 새로운 기술이다. 고속으로 달리면서도 주변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판단해 원하는 경로로 자동차를 안전하게 제어하는 기술은 130년 간 기계 중심이었던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적인 기술이다.

이 같은 혁신적인 기술 개발을 위해 완성차 업체는 해외 선진 부품을 활용해 일정 부분 기술개발이 가능하다. 하지만 국내 부품기업은 자금과 기술이 부족해 준비가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은 특정 센서 부품 기술이 개발됐다고 해서 완성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 다양한 센서 융합을 기반으로 정확한 판단과 제어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종합적인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단 한 번의 실수로도 사람이 다칠 수 있고, 이로 인한 리콜로 기업이 순식간에 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완벽한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해 과제 간 긴밀한 연계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별도 사업’으로 장기간 집중적인 투자가 절실하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70여년이나 늦게 출발했지만,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으로 도약했다. 또 세계 최고의 전기·전자 및 정보통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장점들이 잘 융합될 수 있도록 별도 사업으로 집중 투자한다면 자동차, 도로, ICT와 연계한 다양한 신시장을 창출하고 세계 최고의 자율주행 자동차 강국이 될 것이다.

문종덕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스마트카PD, jdmoon@keit.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