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주총 D-1, 넥슨 `김택진 연임찬성` 입장 바꾸나?

27일 열리는 엔씨소프트 주총에서 넥슨을 포함한 주주들이 현 경영진에 불신을 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보수, 넷마블 주식인수, 엔트리브 온라인사업 매각 등에서 충돌이 예상된다. 넥슨이 기존 입장을 접고 김택진 대표 연임에 반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엔씨 주총 D-1, 넥슨 `김택진 연임찬성` 입장 바꾸나?

2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 일부 소액주주들이 주총에서 등기이사 보수를 문제 삼는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4분기까지 총 95억2000만원을 경영진 보수로 지급했는 데 2013년 총액인 41억2000만원에서 131%가 인상된 수치다. 2013년에 비해 2014년 매출은 10.83% 영업이익은 35.52% 늘었다.

소액주주들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리니지’ 등 일부 게임 프로모션을 통해 단기간에 끌어올린 이익임에도 경영진 보수를 늘린 것을 문제 삼을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을 놓고 엔씨소프트와 분쟁 중인 넥슨에서는 한경택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상호 지분투자를 통해 인수한 넷마블게임즈 주식 가치가 적정한지, 전략적 협업을 왜 서둘렀는지 공개질의할 가능성이 높다. 이달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 온라인사업을 스마일게이트에 매각한 것도 넥슨이 지적할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의장으로 주총을 직접 진행하는 만큼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넥슨 관계자는 “주주총회에 누가 참석할 것인지 어떻게 의사를 표시할 것인지 정해지지 않았다”며 선을 그었다.

주총 안건인 김택진 대표 연임에 넥슨이 반대할지도 관심사다. 넥슨은 엔씨소프트 경영 참여 뜻을 밝힌 이후에도 김택진 대표 연임에는 찬성하는 뜻을 밝혔지만, 넷마블과 협업 등 상황이 바뀐 만큼 입장을 뒤집을 명분이 생겼다.

엔씨소프트 우호세력으로 분류되는 넷마블게임즈가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것도 넥슨에 기회다. 넥슨은 엔씨소프트 지분 6.88%를 가진 국민연금과 지난해 연말부터 최소 한차례 이상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소액주주 일부, 넥슨, 국민연금이 김 대표를 직접 공격하면 안건을 수월하게 통과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넥슨이 조용히 주총을 관망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엔씨소프트와 넥슨 경영진은 최근 경영권 분쟁 사태에 쏟아지는 관심을 부담스러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게임업계 맏형격인 두 회사가 드러내놓고 싸움을 하는 것에 이용자, 시민사회, 정치권이 불편한 시각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넥슨 입장에서는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협업 진행과정을 지켜보며 조용히 다음 수를 기다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